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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빈 라덴 사살로 정의 실현"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의 비밀 군사작전팀에 의해 사망했다.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에 숨어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빈 라덴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근교의 아보타-바드에 거주하고 있었다. 9.11 테러의 상징으로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추격을 받던 빈 라덴이 사망함으로써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역사에 중요한 사건 하나가 추가됐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요일 저녁 11시 40분(미국 동부 시각)에 백악관에서 직접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을 미국과 전 세계에 전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대통령이 직접 사망을 발표할 정도로 빈 라덴의 사망은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중요한 사건이다. 빈 라덴은 3천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9.11 테러의 주범이자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테러와 전쟁의 늪으로 밀어 넣은 근본 원인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주 미 정보당국이 빈 라덴의 거처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요일(미국 동부 시간) 자신이 직접 작전 명령을 내렸으며 잠깐 동안의 교전 후 빈 라덴이 사살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빈 라덴의 시신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빈 라덴의 체포나 사살이 대테러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임을 강조했으며 빈 라덴의 사살은 그런 정책의 결과임을 밝혔다. 그는 9.11 테러의 주모자인 빈 라덴이 사망함으로써 정의가 이뤄졌으며 빈 라덴의 사살은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슬람 세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듯 빈 라덴의 사살은 이슬람과는 관계가 없으며 다만 이슬람 정신으로 위장한 테러 주모자를 사살한 것임을 강조했다.

빈 라덴과 9.11테러가 미국에 남긴 상처

빈 라덴 사망에 환호하는 미국 시민들
 빈 라덴 사망에 환호하는 미국 시민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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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밖에서는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 빈 라덴 사망을 "축하하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 사람의 죽음을 축하한다는 것은 다소 당황스런 모습일 수 있지만 3천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9.11 테러를 생각한다면 미국인들의 정서를 이해할 수는 있다.

9.11 테러는 미국인들에게 단순한 테러 이상의 사건이었다. 미국인들은 진주만 공격 이후 처음으로 미국 본토가 대대적인 공격을 받아 불바다가 된 모습을 지켜보며 두려움에 떨었다. 자유경제의 상징인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세계 최대 군사강국의 상징인 국방부 건물에 대한 공격은 미국인들에게 미국 전체가 무너져 내린 것 같은 충격을 줬다.

테러 주동자들이 미국 땅에서 테러를 준비했고 세계 최고라는 미국 첩보 당국이 그것을 몰랐다는 점도 미국인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무엇보다 미국인들은 3천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들이 사망했고 사망자들의 가족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에 가슴아파했다. 그들에게 빈 라덴은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라 국가의 적이자 개인의 적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 발표의 서두에서 9.11 사망자들에게 먼저 애도를 표하고 특별히 부모의 사망 후 남겨진 아이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빈 라덴의 사살이 여느 첩보작전과는 달리 3천 명이 넘는 9.11 사망자들을 추모하고 그들을 죽인 잔인한 범죄자에 대한 정의의 실현임을 강조했다. 덧붙여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겨냥한 대테러 전쟁이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안전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대테러 전쟁은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알카에다, 재결집과 세력 확장 기회로 삼을 수도

9.11 테러 당시 화염에 휩싸인 세계무역센터
 9.11 테러 당시 화염에 휩싸인 세계무역센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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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의 사망이 향후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는 알 수 없다. 알 카에다의 수장이자 정신적 지도자인 빈 라덴이 사망함으로써 알 카에다는 일단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빈 라덴의 죽음이 곧 알 카에다의 몰락으로 연결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알 카에다는 이미 세계 여러 곳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빈 라덴의 죽음이 오히려 알 카에다의 재결집과 세력 강화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빈 라덴을 순교자로 내세워 내부 결집을 강화한 뒤 전 세계에서 테러 공격을 감행해 세력 확장의 기회를 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빈 라덴의 사살이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과는 달리 테러의 후폭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태그:#빈 라덴, #대테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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