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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자신을 찾아온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세종시 수정문제와 관련, '훈수'를 두자 지역정치권이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정운찬 총리는 지난 28일 김종필 전 총재를 서울 청구동 자택으로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총재는 "서두르지 말고 충청지역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전 총재는 "충청지역 주민들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이 정말 충청인들에게 좋은 안이라면 설득이 가능하다"면서 "수도가 분할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충청지역 정치권은 발끈하고 나섰다. 충청인의 '맹주'를 자랑하던 'JP'가 지역민심도 모르면서 충청인을 배신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민주당충남도당 양승조 위원장은 29일 성명을 통해 "한 때 충청인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았던 정치인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면서 김 전 총재에게 '유감'을 표했다.

 

양 위원장은 성명에서 "불과 3개월 전에도 '원안추진'을 강력하게 주장하시던 분이 이제는 수정안에 대해 찬성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지난 9월 13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실제 이 인터뷰에서 김 전 총재는 '세종시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행정부가 서울, 대전, 과천, 세종시, 이렇게 나뉘는 것은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대통령도 6차례나 약속했는데 이를 안 했을 때 일어날 혼란을 생각하면 안 할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재는 또 "합리적인 방법으로 복합행정도시를 만들고,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에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해야 한다"면서 "이 대통령은 세종시를 안 했을 때 일어날 혼란을 생각해야 한다, 대통령 스스로 약속한 거다, 국민들에게 믿음을 잃으면 그 후에 국정을 다스려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발언 뒤엎는 것, 국가 원로로서 취할 태도 아니야"

 

이 같은 인터뷰 내용에도 불구하고 김 전 총재가 정 총리와의 만남에서 세종시 수정안으로 '충청인 설득이 가능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 양 위원장은 "불과 3개월 전에 했던 자신의 발언을 정면으로 뒤엎는 발언은 국가 원로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라면서 "서울에만 사시더니 지역의 정서와 여론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고, 정치감각도 떨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또 "우리 충청인의 민심은 여전히 세종시 원안 추진이며, 원안 추진만이 분열된 국론을 다시 하나로 모으는 길이요, 지역대결을 종결시키는 척도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김 전 총재가 말했던 '국민들에게 믿음을 잃으면 국정을 다스려나가기 어렵다'는 진리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8일에는 자유선진당대전광역시당(위원장 이재선)이 논평을 내고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관철' 노력이 가히 눈물겹다"고 비난했다.

 

대전시당은 "김 전 총재는 지난 대선에서 충청지역을 돌며 이명박 후보 지원유세를 했던 인물"이라며 "그런 그에게 세종시 문제에 대한 고견을 듣자는 것은 대답이 뻔한 '짜고 치는 고스톱' 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전시당은 "다급한 이명박 정권이 한 때 충청의 맹주로 불렸던 퇴역 정치인을 통해 충청의 옛 정서를 자극하려는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면서 "눈에 뻔히 보이는 얕은 수로 충청민을 현혹하려 하면 할수록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필#세종시#양승조#자유선진당#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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