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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축구에서 진보하고 있는 '3백'

-석현석의 칼럼이야기 -
17.01.04 00:11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현대 축구에서 진보하고 있는 '3백'

[석현석의 칼럼이야기]
유로 2008, 2012의 우승팀은 스페인이었다. 스페인이 유럽 축구를 독식하고 있을 그 시대에는 점유율을 통한 축구 즉, '티키타가' 가 축구 전술에 있어 핵심이 되어 축구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그 이후,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시작으로 프랑스에서 개최한 유로 2016과 미국에서 개최한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의 메이저 대회에서는 또 다시 축구계에 파장을 일으킬 만한 전술적 변화가 등장했다. 과거 사용되었던 수비적인 3백(Back 3)이 아닌 진화되고 변화된 3백이 재등장하여 재조명 받고 있다. 그리고 현대 축구에서 감독들에게 변칙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과거의 3백은 수비적이라는 편견이 있었고, 사실이었다. 전체적인 3백의 무게감은 뒤쪽에 크게 작용했다. 즉, 수비를 중심으로 3백 전술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3백은 말 그대로 수비 숫자가 많은 형태의 전술이다. 수비 시 좌·우의 윙백들이 내려와 5백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허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과거와 달리 변칙적이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공·수 균형에 맞게 전술을 사용한다. 특히 명장들이 모여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첼시가 딱 위에서 말하려고 하는 변칙적인 3백의 틀이자 정확한 예시일 것 같다. 특히, 한국 시간으로 1월1일에 열린 왓포드와 토트넘의 19라운드 경기에서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플랜 B', 유기적인 전술 소유가 포체티노

박싱데이 기간에 열린 왓포드와 토트넘의 경기에서 베르통헨과 워커의 경고 누적 징계로 나오지 못하게 되면서 포체티노 감독은 빔머와 트리피어를 선발로 내세우면서 3백 전술을 들고 나왔다. 4위권 진입을 위해서는 왓포드의 원정 경기에서 꼭 이겨야했던 경기인 만큼 토트넘에게는 매우 중요했다. 이 날 경기를 보면 포체티노 감독은 유기적인 전술 소유가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또, 멀리보면 20라운드 첼시와의 경기를 앞두고 3백 실험까지 완벽하게 준비한 그이다.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적 핵심은 좌·우의 배치된 윙백이다. 측면 윙백을 윙처럼 높게 전진시키고 2선에 배치된 선수들을 중앙 지향적으로 좁혀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 그의 전술적 색깔이다. 또, 손흥민이 이러한 전술적 배치 때문에 주전으로 계속 선택 받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역시나 이 날 경기에서도 토트넘의 3백의 가장 큰 변화이자 핵심은 왼쪽 윙백에 배치된 로즈였다. 하지만, 기존의 윙백 사용법과는 조금은 달랐다. 크게 2가지가 달랐는데, ▲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유사하게 왓포드를 상대로 포체티노 감독은 로즈를 전진시키는 역할만 부여하지 않았다. 측면과 중앙을 수시로 움직이게 했다. 즉, 공격 시에는 로즈가 언더래핑(공을 소유한 아군 선수의 후방에 위치한 선수가 상대 진영을 향해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의 모습을 많이 보였다.  그 이유는 중앙에서의 숫자 싸움을 우세하게하고 왓포드의 역습을 방어해내기 위해서였다. 로즈 외에도 트리피어도 중원과 측면을 오가게 했다. 그리고 ▲ 로즈와 트리피어를 중원으로 좁혔을 때 빔머와 다이어는 좌·우 측면으로 크게 벌려서 공격적인 3백의 형태를 보였다.

왓포드가 전체적으로 5백의 전술로 간격을 좁게 두는 중앙 밀집의 형태로 압박을 바탕으로 하는 수비를 하려했다. 토트넘의 공격을 차단하면 빠르게 이갈로와 디니를 통한 역습을 노리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좌·우를 와일드하게 벌려 움직이다보니 왓포드의 압박의 형태는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그러면서 왓포드는 점차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토트넘의 선수들은 벌어진 간격에서 대량 득점과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왓포드의 수비 간격을 벌어지게 만들기 위해 전방에서도 움직임이 매우 좋았다. 크게 2가지로 ▲ 전방에 투톱으로 배치된 손흥민과 케인은 박스 근처에서만 머물지 않았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과 2선의 미드필더들과 가깝게 움직이면서 공격에서 날카로운 모습은 많이 보여주지 못했지만, 오프 더 볼(볼을 갖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의 움직임) 상황에서의 움직임이 매우 좋았다. 그리고 케인은 오른쪽 측면과 전방에서 움직이면서 두 선수의 움직임으로 카불과 프뢰들 그리고 카스카트를 사이드로 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벌어진 그 사이로 ▲ 알리와 에릭센은 2선에서 전방으로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침투했다.
 
전반 27분 트리피어가 오른쪽에서 전방으로 넣어준 패스를 케인이 홀래바스와 프뢰들의 간격이 벌어진 공간으로 빠지면서 득점을 했고, 전반 33분 알 리가 반대로 전환해준 패스를 받은 트리피어가 올려준 크로스를 케인이 또 프뢰들과 카스카트 사이로 빠지면서 득점을 했다. 그 외에도 알리의 2골 모두 수비수들의 클리어링 미스와 커버가 늦어지면서 실점했다. 이처럼 왓포드 수비진들의 마크해야 할 선수의 마킹이 달라지면서 혼란스러워했다. 좌·우 측면의 암라바트와 홀레바스는 측면에서 수비 시 확실한 저지를 해주지 못했고 커버도 늦었다. 또, 카불과 프뢰들 그리고 카스카트는 하지 않아도 될 실수를 범하면서 수비수들 스스로 자멸한 경기를 했다.
 
 
'진흙탕 속 상위권 경쟁', 토트넘 파란불

올 시즌 박싱데이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리버풀에게 패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승리하면서 승점 3점을 챙겼고, 순위표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토트넘 또한 박싱데이 기간동안 모두 승리를 거머쥐면서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또, 최근에 알데르베이럴트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알리는 최근 3경기 연속 득점을 터트리고 있으며 경기력도 매우 좋은 상황이다. 그리고 왓포드와의 경기에서 케인은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고, 1월에 9경기 동안 9골을 터트리면서 토트넘의 화력이 최근 엄청나다. 또, 왓포드와의 경기에서 첼시 전을 대비하기 위해 로즈와 알리 그리고 케인을 일찍 교체시켜주면서 체력적 안배와 첼시 전에 사용할 가능성도 있는 3백의 실험까지 상위권 경쟁에서 매우 중요한 분수령이 될 첼시와의 경기를 임할 준비도 잘 되고 있는 상황의 토트넘이기에 20라운드가 매우 기대된다. 만약 토트넘이 첼시를 잡는다면, 첼시와 승점을 좁힐 수 있을뿐더러, BIG4 진입을 하는데 큰 흐름과 발판을 만들 수 있게 되고 함께 경쟁을 하는 다른 팀들 또한 더 진한 진흙탕 싸움이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고의 프리미어리그라 불릴 만큼 명장들이 모인 이 무대에서 어느 감독이 웃고 울지 정말 기대된다. 과거 감독의 역량보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중요시되던 시대가 저물고 현대 축구에서 감독의 역량이 매우 중요시되기에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현대 축구의 판도와 흐름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덧붙이는 글 | 토트넘과 왓포드의 경기 분석을 통한 칼럼 작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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