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형판결' 받았던 버스 운전기사 증인석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과거 군 법무관 시절 사형판결을 내린 버스기사 배용주씨(왼쪽)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오른쪽)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5.18민주화운동 직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았던 버스기사 배용주씨가 "모든 것이 좋은 쪽으로, 화해하는 쪽으로 넘어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배씨는 8일 오후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그런 (억울한) 면도 있지만, 세월이 많이 흘렀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이 최근 배씨의 인터뷰 내용을 거론하며 "그 생각에 변함이 없나"라고 물은 데 따른 대답이었다.
앞서 배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권력의 편에 섰던 사람이 세상이 바뀌었다고 소수의 편에 서서 일한다는 게 맞지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 '사형판결' 운전기사 만난 김이수 "죄송합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8일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군 법무관 시절 사형을 선고했던 버스기사에게 사과했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버스기사 배용주씨와 만난 김 후보자는 배 씨의 두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김 후보자는 1980년 5월 18일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을 태운 버스를 몰고 경찰 저지선을 뚫는 과정에서 경찰 4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경상을 입힌 운전기사 배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바 있다. ⓒ 남소연
김 후보자는 청문회 첫날인 7일 "(5.18민주화운동 때) 제 판결의 결과로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사과했다.
또 김 후보자는 "(5.18은) 저에게 평생의 괴로움이자 동시에 판사로서 저를 끊임없이 성찰하게 만든 내면의 거울이다"라며 "5.18이 염원했던 민주주의와 헌정질서 수호의 정신은 판사 생활 하는 동안 줄곧 큰 기둥이자 버팀목이었다"라며 강조했다(관련기사 :
김이수 "5.18 판결로 고통받은 사람들, 진심으로 죄송").
오히려 이날 배씨는 "내 운전으로 인해 희생자가 났다는 데 지금까지도 유족이나 그 사람들에게 사과 한 마디 하지 못했다"라며 "진짜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지만, 유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하기도 했다.
배씨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18의 책임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군인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그때 (상부에서) 발포명령이 없었으면 (하부에서) 그 총을 군중에게 겨눌 수가 없다. 누가 했든지 (발포명령을)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제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그런 일이 (다시) 안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 증인석에 앉은 '버스기사' 배용주씨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과거 군 법무관 시절 사형판결을 내린 버스기사 배용주씨(왼쪽)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오른쪽)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배씨에게 '(누군가 인사청문회에 나오지 못하게 하려고) 회유나, 협박을 했나'라는 식의 유도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배씨는 "회유나 협박은 없었다"라고 답했다.
백승주 : 나와 줘서 감사하다. 나오는 과정에서 전화를 받은 적 있나.
배씨 : 전화를 받았다. 옛 생각이 되살아나서 심적으로 무지 괴롭다.
백승주 : '왜 그렇게 나가려고 하느냐', '나가서 왜 정부를 어렵게 하려고 하느냐' 이런 전화는 안 받았나.
배씨 : 가족들한테 그런 전화를 몇 통 받았다.
백승주 : 느낌이 회유나 협박이었나.
배씨 : 회유, 협박이 아니라 '거기 나가서 좋을 일이 뭐가 있느냐', 그런 말을 들었다. 솔직히 마음이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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