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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펀드 매니저로 꼽히는 조지 소로즈가 은퇴를 선언했다.

 

뉴욕타임스, 영국 BBC 등 주요 외신들은 26일(한국시간) '소로스가 자신의 펀드 투자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펀드 매니저를 그만 두고 현역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소로스는 연말까지 펀드 보유 자금 중 외부 투자자의 자금을 모두 돌려주고 소로스 자신과 가족 보유 자금만을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중 소로스와 가족들의 자금은 무려 24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로스가 은퇴를 결심한 것은 80세가 넘은 고령인 탓도 있지만 2012년 3월부터 발효되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새로운 금융규제 때문으로 알려졌다.

 

SEC는 1억5천만 달러 이상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는 모든 활동 내역을 보고하고 감독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공유할 경우 투자자들과 갈등을 겪을 소지가 있어 소로스는 결국 펀드 매니저를 그만두고 자신과 가족의 자금만 관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1930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소로스는 유태인 변호사 아버지 밑에서 유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독일 나치의 유럽을 휩쓸며 목숨이 위태롭기도 했다.

 

1947년 동유럽의 공산화를 피해 가족들과 함께 영국 런던으로 이주한 소로스는 런던 정경대학(LSE)에서 철학을 공부한 뒤 런던 경제학대학원 졸업했다. 소로스는 학창 시절 돈이 없어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와 학비를 충당했다.

 

학업을 마친고 1956년 미국으로 건너간 소로스는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펀드 매니저로서 일을시작해 남다른 투자 감각을 뽐냈다. 1973년부터 직접 '퀀텀펀드'를 설립한 소로스는 매년 평균 20%가 넘는 높은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소로스를 '전설'로 만든 것은 역시 '파운드 전쟁'이었다. 1992년 9월 소로스는 유럽 통화위기가 일어나자 영국 파운드화가 폭락할 것이라 외치며 엄청난 투매를 던졌다. 이때 소로스가 동원한 현금만 무려 100억 달러에 달했다.

 

소로스가 파운드화를 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른 투자자들도 동참했고, 이를 막아낼 정도로 외환 보유고가 넉넉하지 않았던 영국 존 메이저 총리와 중앙은행은 결국 유럽환율조정체제(ERM)) 탈퇴를 선언하며 소로스에게 항복했다.

 

소로스는 파운드 전쟁에서 승리하며 1주일 만에 10억 달러가 넘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고 세계 경제사에 이름을 남겼다.

 

일부에서는 소로스에 대해 '환투기꾼'이라고 비난하지만 그는 자선단체 '오픈 소사이어티'를 만들어 기부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다 다쳤을 때 사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 소로스는 나중에 성공하면 반드시 자선사업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외신들은 소로스에 이어 또 다른 거물 펀드 매니저들도 SEC의 새 규정을 피해 더 이상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자신과 가족 자산만을 관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그:#조지 소로스, #파운드 전쟁, #헤지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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