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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네여성병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모네여성병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모네여성병원

태어난 지 4개월을 갓 넘긴 딸이 주사를 맞고, 엑스레이를 찍었다. 아이는 자지러졌다. 문제는 앞으로다. 딸은 9개월 동안 약을 먹어야 한다. 붉은 눈물과 소변, 심지어는 폐 절제와 같은 무시무시한 부작용 사례가 들린다. 아빠 정기태(39)씨의 마음은 찢어진다.

최근 서울 노원구 모네여성병원에서 신생아들이 결핵에 감염되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해 11월부터 6월까지 이 병원 신생아실에서 일한 간호사가 결핵에 걸린 탓이다.

현재 질병관리본부와 노원구 보건소는 이 간호사가 일한 기간 동안 태어난 신생아 798명을 대상으로 결핵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 64명의 신생아에게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정기태씨의 딸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10일 오전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모네여성병원과 보건당국에 분통을 터트렸다.

딸 '잠복결핵' 판정 받았는데, 부모에게 영양제 준다는 병원

모네여성병원은 서울 노원구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산부인과 병원이다. 모네여성병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개원 이래 10년 동안 가장 안전한 방법과 고객만족을 목표로 단 한 건의 의료사고도 없이 지역의 대표적인 산부인과로 성장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정기태씨 부부가 이곳 산부인과를 다닌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 2월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부부는 힘들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노원구보건소에서 받은 문자메시지에 행복은 깨졌다. 모네여성병원 간호사의 결핵 감염 탓에, 정씨 딸도 감염 검사 대상자라는 내용이었다.

노원구 보건소에서는 결핵과 관련한 어떠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 정기태씨는 포털 사이트를 검색해서, 결핵 관련 정보를 파악했다.

"결핵에 걸려도 약을 먹고, 결핵에 걸리지 않아도 예방 차원에서 약을 먹어야 한다고 나왔다. 그런데 합병증이 심하다고 했다. 간수치가 올라가거나 빨간 눈물이나 소변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도 있고, 신생아의 폐를 절제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덜컥 겁이 났다."

정기태씨는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 위해 모네여성병원에 전화를 했지만 통화를 하기 어려웠다. 전화가 연결돼도 '질병관리본부에 물어보라'라는 답을 받았다. 간호사를 책임지는 건 병원일 텐데 이렇게 '나 몰라라'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부모들이 화를 안 낼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모네여성병원에서는 "검사대상, 방법, 치료계획, 검사 일정과 결과는 질병관리본부에서 모니터하고 관리하므로, 병원 측에서 답변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모네여성병원은 사과했다. 그러면서 "상심과 허탈함으로 심신이 약해지신 분들에게 수액 및 영양제를 병원에서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정기태씨는 "우리 부모들한테 뭘 해달라는 게 아니다. 병원이 하는 일을 보면 허탈하다"라고 밝혔다.

"어떠한 기관도 믿을 수 없다"

지난 2일 정기태씨 부부는 검사를 받기 위해 딸을 데리고 노원구 보건소를 찾았다. 정씨는 "보건소에는 마스크 쓴 사람도 없고, 손세정제도 놓여 있지 않았다. 부모들이 항의하니까 마스크를 쓰고 손세정제도 가져다 놓았다. 부모들의 속은 타들어간다"라고 말했다.

딸은 엑스레이를 찍고, 투베르쿨린 피부반응 검사를 받았다. 사흘 후 양성반응이 나왔다. 보건소에서 알려준 인근 을지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정씨에게 "9개월짜리 약을 먹을래요? 3개월짜리 약을 먹을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정씨는 황당했다.

"어떤 약이 좋은지 그 어떤 곳에서도 알려주지 않았다. 포털 사이트를 검색해 3개월짜리 약이 9개월짜리 약보다 독하다는 것만 알았다. 어떠한 기관도 믿을 수가 없었다. 아이가 약을 먹을 때마다 자지러지는데, 가슴이 아프다."

정씨는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불만도 크다. 그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지정한 병원에 갔더니 주먹구구식으로 검사를 했다. 피부 반응의 크기를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이 쓰는 자를 사용했다. 신뢰하기 어려웠다. 피해 부모들은 서울대병원, 아산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피해 부모들은 11일 오전 모네여성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정씨도 참여한다. 그는 "보건당국 차원의 통일된 컨트롤타워가 온전히 운영되고, 모네여성병원이 피해가족과 진정성 있는 직접대화에 나서고, 실질적인 피해대책을 제시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모네여성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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