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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하나로원자로 내진설계의 문제점을 두 번의 연재를 통해 알리고자 합니다. 두 번째로 사전조사와 안전관리에 대한 문제와 검증실험에 대한 문제를 살펴봅니다.<기자말>

지난 8일 대전시는 2015년 재난연감을 분석한 결과, 전국광역지자체 중 사고 사망자가 가장 적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안전한 도시'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원자력연구원의 여러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불안전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자력이라는 사회재난이 맞물릴 경우 자칫 가장 안전한 도시에서 최악의 사태가 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의혹투성이' 대전 하나로원자로 내진 보강 공사)

대전 하나로 원자로의 내진공사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선정 과정 문제와 지진 안전성 실험 문제 외에도 산적한 의혹이 많다. 남은 의혹을 차례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짚어볼 문제는 내진 보강 공사 시공상의 문제 의혹이다. 시공상에서 생긴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중 첫째로 짚어볼 문제는 기존 건물의 사전 탐사 여부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보자에 의하면, 건설된 지 23년이 지난 벽체의 변위에 대한 사전 점검이나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제보자에 의하면 당초 하나로원자로 벽면의 시공 상태가 좋지 않아 기둥과 기둥간의 벽 두께 및 기둥의 기울기, 벽면의 직진도가 100mm까지 차이가 난 곳도 있었다고 한다. 사전에 건물 벽체의 철근 탐사를 해 철근 위치를 피해서 천공작업을 해야 하는데 건물 벽이 고르지 않고 철근이 설계에 맞게 배열되지 않아 수평, 수직을 정확하게 맞추어 천공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공사 중 철근도 많이 절단됐지만 공사는 중단되지 않고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자력연구원은 "건설 후 23년 된 건물이지만 콘크리트는 재령이 높을수록 강도가 증가하는 특성이 있어 노후화로 인한 문제는 없다. 실제 하나로 건물의 경우 2012년 수행된 비파괴검사 결과, 설계기준강도 28MPa에 비해 111~204%의 강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절단된 철근에 대해서는 NCR(불일치보고서)를 발행하여 안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 기술원에서 검토했고 벽체의 구조적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확인되었다"라고 답변했다.

이와 같은 해명에도 의혹은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현재 건물 벽체의 강도 실험에 대한 설명만 있고 건물의 손상 여부, 뒤틀림에 대한 해명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전 탐사가 제대로 이루어졌으면 철근 절단도 어느 정도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내진 보강공사를 진행하기 전 사전 건물 진단의 여부는 대단히 중요하다. 항공우주연구원 신명호 박사는 "시공 전 설계업체가 사전 탐사를 통해서 건물의 현재를 파악해야 한다. 안 했다면 그 자체로 큰 문제이며, 했다면 현재 하나로 벽체의 구조변형의 뒤틀림 정도가 설계 시 반영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 박사는 "설계와 실제 시공이 불일치할 경우 시공업체는 설계업체에 자료를 넘기고 다시 설계요청을 해야 한다"며 "철근이 설계변경요소에서 중요한 부분(메이저)냐 덜 중요한 부분(마이너)인가는 파악해 봐야 하겠지만 문제가 있을 때마다 계속 영향평가를 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이에 대한 자료를 상세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전에 벽체에서 철근의 위치를 명확히 파악하고, 직진도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지역의 지진 현황이나 지진 위험성 등의 철저한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 이렇게 분석된 자료가 설계와 시공에 반영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원자력연구원의 사전조사에 이런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두 번째 문제는, 1800여 개의 천공 구멍을 뚫어 내부의 방사능이 외부로 유출될 위험성 높아졌다는 우려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보자는 "천공작업 시 하나로원자로 내외부를 차단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 없이 공사를 진행했으며 천공 작업 후 관통 볼트를 설치하고 하이브리드 트러스를 설치하는 과정 그리고 구멍을 메우는 동안에 계속 개방되어 있었다"며 "이 부분이 가장 우려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원자력연구원은 "현재 원자로는 정지 중이고, 운전 중에도 방사능 노출의 위험은 없다. 사고의 경우에도 몇 중의 안전장치가 되어 있어 내부라도 방사능 노출은 없다"라며 강조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시공 당시 하나로원자로 내부와 외부의 방사능 측정 수치 자료를 공개하면 될 것이다. 어떻게 측정했으며 수치가 어떠했는지 말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에 대해서는 명확한 자료와 해명이 없다. 원자로를 핵심적으로 보호하는 벽채에 외부로 방사능 유출은 없다는 말을 명확하게 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 문제는 설계대로 관통볼트가 제대로 설치되었는가이다. 제보자의 의견에 따르면 1800개의 천공 구멍의 정중앙에 관통볼트를 넣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한다. 만약 정중앙에 위치하지 않으면 지진 시 가해지는 압력의 정도가 달라 구멍을 메운 그라우트(건축 토목현장 모두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수경성 시멘트)가 더 잘 부서질 것이라는 것이다. 추후 관통볼트 틀(거푸집)을 만들어서 그 위치에 넣는 것은 해결했지만 구멍이 맞지 않아 산소로 구멍을 더 넓힌 것도 많고 내부의 철근 등으로 인해 천공을 할 수 없는 부분은 볼트의 크기를 키워 2개씩만(원래 4개 1세트) 설치한 것도 많았다고 전한다.

원자력연구원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이다. 볼트를 정중앙에 위치시키고 철근을 절단 할 수는 없으니 그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했으니 다행이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이와 같이 설계가 변경된 사항에 대해서 관련 정보 공개를 요청했으나 아직 명확한 답변이 없다.  

거푸집 틀과 볼트조립사진 측면에서 부은 시멘트가 흘러내리지 않고 양생이 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 거푸집 틀과 볼트조립사진 측면에서 부은 시멘트가 흘러내리지 않고 양생이 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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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우려 중 하나는 무수축 그라우트로 메운 구멍의 진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이 핵심이다.

제보자는 "천공의 위치에 관통볼트를 넣고 무수축 그라우트로 구멍을 메우고 7일 뒤 양생과정이 끝나고 진공 실험을 하였으나 진공이 되지 않았다. 시공 부분 전체를 천공해 빼내 보니 그라우트가 너무 쉽게 부서지거나 크랙이 많았으며, 관통볼트와 제대로 접합되지도 않았고 기존의 벽과도 붙지 않아 틈이 많았다. 이 상황을 보고 하니 제조사 연구팀이 현장에 와서 직접 다른 재료를 가지고 와서 실험을 해보았지만 정도가 조금 좋아 지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진공실험중인 모습 실제 진공이 되었는지는 자료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 진공실험중인 모습 실제 진공이 되었는지는 자료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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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원자력연구원은 "200개 정도 공사를 진행하고 나서 위의 상황을 보고받았다. 무수축 그라우트는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재료를 교체하고 좀더 정밀한 시공 등을 통해서 완전히 해결되었다. 타설된 무수축 그라우트도 시간이 지나면 원래의 벽체와 일체가 되기 때문에 밀폐에는 영향이 없다. 그리고 위의 사항은 설계변경 사항은 아니고 당초 그라우트 타설의 여러 방법(A,B,C) 중 먼저해보고 안 되면 다음 사항을 이행한 것이다. (최초 코모덱 250 -> 세일콘 PM2사용) 공사 중에 예상하지 못한 문제는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지금은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고 1800개 구멍을 전수조사로 진행해서 현재 완벽하게 진공 상태가 된 것을 확인하였으니 문제없다"고 답했다.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실제 해봤더니 문제가 있다는 식의 답변이다. 사전조사와 실험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허재영 교수는 "무수축 그라우트는 원재료와의 결합능력이 떨어진다. 수직방향(위에서 아래로 시멘트를 붙는 것)으로의 그라우트 공사에는 탁월할 수 있지만 수평적 방향(옆에서 시멘트를 밀어서 넣는 것)으로는 밀폐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볼트와의 결합에도 문제가 있지만 벽체 콘크리트와의 사이에 틈이 생길 수 있다. 벽체는 온도에 따라 팽창과 수축을 하는데, 무수축 그라우트 재료는 무수축이라 벽체와 일체가 되기도 어렵다. 벽체와 일체가 될 것이라는 원자력연구원의 입장은 너무 낙관적라며, 원자력연구원 같은 시설에 설치하는 중대한 시공에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예측해야 하는 것이 옳다"라며 의견을 제시 했다.

첫 번째 제품의 사용 결과, 그라우트 타설이 잘 되지 않은 이유의 분석 자료와 두 번째 1800개를 전수조사해서 현재 완벽하게 진공이 되었다는 결과 자료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완벽하게 진공상태를 확인했다는 원자력연구원의 실험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 밖에도 시공과정에서의 관통볼트에 아연도금이 되어 있었다는 문제도 있다. 제보자는 "콘크리트나 그라우트에 접촉하는 철재류에는 절대 도금이나 페인트 등이 되어 있으면 안 되는 것이 일반적인 설계기준이다. 이유는 철재류와 그라우트의 접착력을 떨어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 공사현장에서는 아연 도금된 관통볼트가 반입되었다.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어떠한 조치 없이 공사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아연도금 된 볼트 볼트에 아연도금이 되어 있다.
▲ 아연도금 된 볼트 볼트에 아연도금이 되어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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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설계기준조차 지키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하나로원자로는 매우 위험한 시설이기 때문에 더 철저히 시공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원자력연구원은 지역의 기자와의 전화통화 가운데 "모든 볼트가 아연 처리된 것으로 사용했다"며 시인했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아연 도금된 볼트를 사용한 사례와 관련 논문도 있고 가로등 같은 공사를 할 때도 사용하는 거라 별 문제는 없다는 의견이다. 시공과정에 대한 철저한 전문가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시공 과정의 문제 이외에 의혹은 또있다. 보강공사과정에서 안전관리가 매우 부실했다는 의혹이다.

천공 공사 후 폐기물 및 기자재를 그대로 방치했다고 한다. 제보자는 "천공 후 코어 잔재물을 원자로 내부면에서 나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방사능 처리 절차 없이 아무렇게나 방치했고, 내부에서 사용하던 자재들(비계, 합판, 패자제, 작업공구) 등도 적법한 방사능 처리 없이 밖으로 나오고 여기저기 방치해 놓았다"고 했다.

이외에도 "천공구멍을 뚫기 위한 기기의 냉각수, 청소하기 위해 사용한 물 등에 대한 적절한 처리가 없었다"고 제보했다. 일반적으로 하나로원자로에서 사용한 작업복, 장갑 등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로 바로 처리하는데 내부에서 시공 중에 발생한 나온 폐자재들은 왜 밖에 방치해 놓았는가?

이에 대해 원자력연구원은 "공사 중 방사선 오염이나 피폭을 없애기 위해, 공사 전에 건물 내부에 대한 제염 작업을 했으며, 외벽 안쪽 면에 대한 오염 측정을 실시해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천공 중에 나온 콘크리트는 별도로 격리하여 일반 산업 폐기물과 다르게 보관하고 있으며, 공사완료 후 분석을 통하여 관련 절차에 따라 인허가 기관의 승인을 받고 자체 처리할 예정이다"라고 답변하였다. 제보자는 방치, 원자력연구원은 보관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무엇이 진실인가?

원자력안전기술원은 "하나로의 방사선관리구역에서 발생된 폐기물은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 제 2014-3호(폐기물 16), '방사성폐기물 분류 및 자체처분 기준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현재 KAERI는 하나로는 원자로 건물의 내진보강 중 천공 시 발생된 부산물을 따로 모아 관리하고 있으며,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 제2014-3호에 따라 자체처분할 계획이다"라고 답변했다. 종합해보면 공사 후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승인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상당한 양의 폐기물을 어딘가에 놓아야 한다는 것인데 건물 외부에 쌓아놓은 것이 보관이고 관리인 것인가?

그리고 자체처분의 계획에 대해 기자가 물어보니 "시공 중에 나온 콘크리트 잔재물은 극저준위방사성물질이라 안전하기에 이것으로 원자력연구원안에 구조물로 만들어 전시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고 하니 내진 설계 방식의 선정부터 폐기물 처리에 이르까지 이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발상을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안전에 대해 무감각한 곳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실제로 시공 중에 나온 여러 방사성폐기물의 측정방법 및 결과를 반드시 공개해야 할 것이다.

코어 잔재물과 쌓아 놓은 모습 방사능 폐기물 처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이다.
▲ 코어 잔재물과 쌓아 놓은 모습 방사능 폐기물 처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이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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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하나로원자로의 내진 보강 공사의 부실 의혹에 대해서 정리해보았다. 최대한 양쪽의 의견을 모두 기술하다보니 조금 양이 방대한 편이다.

하나로원자로의 건물은 일반 건물과는 다른 핵 시설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내진의 안전성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지금 지적된 문제가 사실이라면 내진보강공사가 오히려 지진 발생시 하나로 원자로의 외벽에 가장 큰 위협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는 상황임을 우려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명확한 해명과 모든 정보공개가 없이는 재가동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하나로원자로의 내진보강 공사의 재차 연기사유를 명확하게 밝히고 지역에서 추천하는 전문가가 참여하여 객관적이고 신뢰 할 수 있는 제3자 검증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의혹이 해명되어야 할 것이다. 안전한 대전시를 위해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다.


#원자력연구원#안전불감증#핵산업#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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