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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불산 동쪽에 난 가파른 암석지대. 바위들이 공룡의 등뼈처럼 생겼다. 울주군이 신불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신불산 동쪽에 난 가파른 암석지대. 바위들이 공룡의 등뼈처럼 생겼다. 울주군이 신불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사진작가 이세호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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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주변에 10기의 원전이 있는데 또다시 신고리원전 5~6호기를 유치하고 있는 울주군이 이번에는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그동안 추진이 중단됐던 영남알프스 신불산 케이블카(로프웨이)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울주군은 16일 오후 3시 신불산 인근 울주군 언양읍사무소에서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전타당성 검토용역 보고회를 열고 신불산 케이블카 건설을 기정사실화할 예정이다.

15일 미리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울주군은 용역결과 이번 건설안이 가장 타당한 것으로 나왔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울산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시민단체는 영역 결과에 대한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민들의 의견을 먼저 수렴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특이한 점은 그동안 환경단체의 반발로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이 중단되자 이번에는 지역사회단체인 '서울주발전협의회'가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형식을 통해 케이블카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

이같은 주민단체 주도는 최근 원전비리가 잇따르는데도 원전 주변 주민 단체인 서생주민협의회가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유치 건의서와 서명지를 울주군에 제출한 것과 닮았다. (관련기사: '원전비리' 잇따르는데, 자율유치 나선 주민들?)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해당 "지자체가 일부 주민 단체를 앞세워 케이블카 추진을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울주군 "주민단체의 지속적 요구 때문에..." Vs. 환경단체 "여론무마용"

영남알프스는 신불산(1159m), 가지산(1241m), 운문산(1188m), 영축산(1081m) 등 1000m 가 넘는 7개 산군이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특히 신불산 억새평원은 전국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자체는 그동안 수차례 이곳에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해 왔다. 이곳을 산악 관광 명소로 만들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겠다고 하는 명분을 들었다.

하지만 울산환경운동연합 등은 "케이블카는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자연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시설이며 현재 전국의 명산에 설치된 케이블카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며 "전기로 움직이는 철골구조물은 식물생태계를 양쪽으로 절단하고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조류 등 동물들의 정상적인 성장과 번식에 악영향을 끼쳐 야생동식물의 서식처를 교란할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하지만 이같은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울주군은 케이블카 추진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울주군으로부터 신불산 케이블카 타당성 용역검사를 맡은 곳은 (사)한국관광개발연구원. 이날 이 연구원과 울주군은 "이번 용역을 통해 개발방식과 최적의 노선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공공개발로 진행하고 노선은 등억온천 단지 내 복합웰컴센터~간월재 방향 2.2㎞ 구간을 연결하는 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울주군은 올해 하반기부터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행정절차를 이행한 뒤 내년부터 기본계획 및 기본설계에 들어가 환경영향평가, 군립공원계획 변경 등을 거쳐 2016년 착공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은 이번 용역 결과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주민설명회 전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사회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했다.

울산환경연합, 울산생명의숲, 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 통도사 푸른영축지킴이, 울산시민연대 등 5개 시민단체는 15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주군은 울산환경운동연합이 요청한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타당성 용역자료 제공을 거절했다"며 '자료는 줄 수 없으니 주민설명회 때 와서 들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론 무마용으로 형식적인 절차만 갖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자료 제공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환경정책기본법에는 개발사업이나 행정계획 수립 시에 환경문제 사전예방을 위해 환경단체 및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환경문제발생으로 인한 갈등을 미연에 방지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은 지난 십여년간 지역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수차례 추진된 바 있으나 2002년과 2007년 환경훼손우려를 이유로 환경부에서 반려된 사업이며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또한, 지역사회의 여론도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 의견이 높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그러나 최근에 '서울주발전협의회'가 공영개발을 제안하면서 다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공영개발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케이블카 설치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지역사회의 폭넓은 검토가 선행돼야 하므로 신불산 케이블카 공영개발에 대한 시민사회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제대로 된 타당성조사와 시민사회의견수렴 절차 및 환경성 검토 없이 지역 이해관계자들의 입김에 의해 졸속으로 추진한다면 지역 시민단체 등은 연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단체 등은 그러면서 "공영개발에 대한 타당성조사 내용을 공개하고 타당성조사에 대한 울산지역 시민사회의 의견수렴과 환경성검토를 반드시 거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신불산 케이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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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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