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아이다가 동반한 기록적인 폭우로 홍수가 발생한 미국 뉴저지주 맨빌의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카누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하에 살고 있는 뉴요커 10만 명
9월 2일 <뉴욕타임스>는 퀸스 지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했다.
배달기사인 올리비아 크루즈는 사촌에게 지하방을 소개받았다. 그는 그곳이 불법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건설 일을 하는 리카르도 그라시아는 친구에게 소개받아 이곳에 왔다. 방값으로 한 달에 500달러를 지불한다. 그들과 함께 살았던 로베르토 브라보는 페인트공이다. 브라보는 1년 전부터 창문 없는 지하방에서 살았는데 지난 수요일 쏟아져 들어온 물에 방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숨졌다. 그는 에콰도르에서 군인이었다. 이웃이 들은 그의 마지막 말은 "아유다 메(도와줘요)"였다.
취약한 환경에서 사는 이들에게 화재나 일산화탄소 중독은 전보다 덜 위협적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저지대 주택들은 더 위험해졌다. 폭우로 인한 물 벽이 탈출 수단을 막게 되는 이번과 같은 경우다.
뉴욕시 규정에 따르면,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지하실의 높이는 182-213cm 이상이어야 하고 천장과 창문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2011년부터 현재까지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하실의 불법 전환에 대한 신고가 뉴욕시에서만 15만 7천 건에 달한다. 이들 신고의 절반 이상이 이번에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퀸스 지역이다. 신고 주택의 59%는 조사관들이 접근하지 못한 채 종결되었다고 한다. 세입자와 주인이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강제 조사권이 없어 자연스레 종결되었던 것.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도시 전체에 5만 채의 불법 지하 아파트가 있을 수 있으며 이곳에 10만 명 이상이 살고 있다고 예상한다. 부수입을 얻으려는 집주인과 싼 주거지가 필요한 세입자의 수요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택시장인 뉴욕에 10만의 지하 거주자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들 다수는 불법 이민자들로 뉴욕 곳곳의 식당과 호텔,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제 우린 지하에 살고 있는 취약한 이들을 위해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재해가 닥쳤을 때, 취약한 이들이 날씨나 속보에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9월 3일, 뉴욕시장은 브리핑을 통해 지하에 사는 이들을 안전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지만 그의 임기는 4개월이 채 남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