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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 불평등 구조 타파를 위한 도보행진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렸다.
 "2022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 불평등 구조 타파를 위한 도보행진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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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코로나로 심화된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백신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최저임금 인상 촉구 릴레이 도보행진을 선포하며 한 말이다.

이들은 "2022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오는 29일까지 서울에서부터 세종시 최저임금위원회까지 도보행진을 이어가며 시민들에게 최저임금 대폭 인상의 필요성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도보행진은 이날 오후 서울 청와대 앞을 시작으로 서울역과 서울고용노동청을 거쳐 성남, 수원, 온양, 천안, 대전, 세종시까지 이어진다. 29일 오후 2시 세종시 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결의대회도 예정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24일 최저임금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에 앞서 1만 원 이상의 노동계 최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영계도 현재 최초안 발표 시기를 조율 중에 있다. 

"2020년 역대 최저수준 인상"
 
'2022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 불평등 구조 타파를 위한 도보행진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렸다.
 "2022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 불평등 구조 타파를 위한 도보행진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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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3년 이내 최저임금 1만 원을 약속하고 당선됐지만, 임기 3년 차가 되자 공약을 폐기했다"면서 날 선 비판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코로나가 창궐한 2020년에는 1.5% 인상이라는 역대 최저 수준의 인상을 결정했다.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나? 저임금노동자의 비중이 늘고, 임금노동자의 소득감소가 소상공인을 비롯한 중소영세자영업자의 소득 감소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우리 사회 갈등은 격화되고 성장을 위한 동력은 사라진다"면서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외면해선 안된다.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 당장 필요한 것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경영계를 향해서도 "소상공인과 영세업자를 핑계로 최저임금 인상 불가를 주장하고 있지만 언어도단"이라면서 "사회적 약자간 갈등을 유발을 중단하라"라고 요구했다.

"현장 소상공인과 중소 영세업자는 최저임금보다 원하청 불공정거래,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프랜차이즈 갑질, 높은 임대료와 카드 수수료 때문에 더 힘든 거다. 한 기업의 총수는 2020년 연봉이 최저임금의 850배를 넘게 받았다. 신라호텔과 대한항공은 대표이사는 경영이 어렵다면서 연봉을 2배 가까이 인상했다."

"최저임금, 저임금노동자 생활이 가능한 수준 돼야" 
 
'2022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 불평등 구조 타파를 위한 도보행진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렸다.
 "2022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 불평등 구조 타파를 위한 도보행진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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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9일 민주노총은 '저임금 노동자 가계부를 통해 본 실태 생계비'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중 저임금 노동자 14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한 달간 가계부를 통해 실태 생계비 현황을 살펴본 결과인데, 조사 대상인 저임금 노동자는 주 40시간 이상 근무하며 임금 소득이 최저임금(월 182만2480원)의 150%(월 273만3720원) 이하인 이들로 설정했다. 가구 구성은 1인 6가구, 2인 3가구, 3인 4가구, 4인 1가구다.

조사 결과 이들의 월평균 임금 소득은 236만 6856원인데 반해 가계 지출은 254만 1804원으로 17만 5000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2인 이상의 가족 구성원이 있는 저임금노동자의 경우 별도의 소득 활동과 생활비 지원, 대출 없이는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을 확인했다"면서 "가계부채 평균 4285만 7143원으로 월평균 21만 9236원의 이자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들 가정은 근로소득의 대부분 생계비로 지출했다. 소비 지출 중 식료품·비주류 음료가 15.2%, 의류·신발 5.2%, 주거·수도·광열 11.8%, 음식·숙박 12.9% 등 의식주 관련 비중이 45.1%에 달했다.

또 민간 보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평균 20만 5042원을 민간보험료로 지출했다. 이로 인해 기타상품·서비스 비중도 14.5%나 됐다. 이 말은 곧 문화생활 등 기타 활동을 하기 힘든 구조라는 뜻. 실제로 민주노총이 조사한 14개 가구 중 3개 가구는 조사 기간에 오락과 문화비를 전혀 지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의 150%를 받는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소비지출 구조는 변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저임금법에는 최저임금의 목적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라고 명시됐다.

한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번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현재 8720원인 최저임금을 1만 원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경영계는 동결 수준의 금액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오는 8월 5일이다. 이의제기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에 대한 심의를 마쳐야 한다.

태그:#민주노총, #최저임금,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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