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국민의힘이 임성근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비난하며, 대신 김명수 대법원장이 스스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할 것이라고 지난 1일 예고한 바 있다.

4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임성근 판사에 대해 "이미 사법부의 무죄 판결이 나와 국회에서 탄핵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각하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일 뿐 아니라, 헌재 심판 전 정년 은퇴 예정"이라며 "결국 법관 탄핵으로 이슈를 전환하고 거대 의석으로 사법부를 길들여 장악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 행태도 문제지만 김명수 대법원장의 행태가 너무 한심하다"라며 "김명수 대법원장은 취임 후 정권 하수인 노릇하며 100명이 넘는 판사를 검찰조사로 넘겼고, 검사·변호사 의견을 듣고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할 판사가 검사의 조사를 받아야 할 신세가 된 것에 복잡한 심경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후배를 탄핵으로 떠미는 모습까지 보였다"라며 "대법원장으로 후배들에게 창피하지도 않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비굴한 모습으로 연명하지 말고 본인 스스로 되돌아보며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란다"라고도 덧붙였다.

김종인 "법관 탄핵으로 이슈 전환, 사법부 장악 의도"
주호영 "김명수 탄핵 추진 언제? 시기 고민 중"

주호영 원내대표 또한 "사법부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며 "녹취록을 보면 임성근 부장판사를 탄핵에 노출시키기 위해 1년 가까이 사표를 수리하지 않는 행태가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거기에 더해 거짓말까지 한 정황이 나타났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법원 인사까지 거론하며 "코드에 맞는 재판부는 인사주기를 넘어서까지 두고, 중요 사건을 모두 거기 보내서 판결을 왜곡하거나 지연하는 일을 대법원장이 하고 있다"라고도 짚었다.

그는 "수차례 김명수 대법원장이 진즉 탄핵돼야 한다고 이야기 했지만 사법부 독립성 차원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해도 해도 너무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언론에서 언제 (김명수) 탄핵(을 추진)하느냐고 묻는데,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과 관련해서 마치 대응하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계속된 '맞불' 의혹에 대한 언급이었다.

그는 "김명수 대법원장은 오욕의 이름을 사법사에 남기지 말고 본인의 거취를 결정하기 바란다"라며 사실상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대변인 명의의 논평까지 내놓으며 공세를 펼쳤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김 대법원장은 이미 법원과 법관들의 리더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라며 "검찰이라는 행정부와 국회라는 입법부를 통해, '차도살인'식 사법개혁을 하려 했다는 법조계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바로 본인이 탄핵돼야 할 당사자가 된 것"이라며 "법관으로서의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 즉시 본인의 거취를 정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배 대변인은 "지금 우리나라는 중우정치의 민낯을 보고 있다"라며 "아무런 실익도 없다. 명분마저 희미하다. 오로지 본보기식 길들이기 탄핵"이라며 임성근 부장판사의 탄핵소추를 비난했다. "퍼스트 펭귄격인 민주당 이탄희 의원의 선동에 의해 묻지마식으로 여권 의원들이 탄핵의 수렁에 몸을 던진다"라며 "민주당은 무모한 행진을 즉시 멈추라"라고도 꼬집었다.  

앞서 임성근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주도로 국회의원 총 161명의 이름으로 발의됐다. 탄핵소추안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할 예정이다. 임성근 판사 측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핵을 거론하며 자신의 사표를 반려했다며 녹취록을 공개, 이에 대한 파장이 정치권까지 밀려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