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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아산시 인주 어업계 주민들이 현대자동차인주공장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충남 아산시 인주 어업계 주민들이 현대자동차인주공장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 이재환

최근 삽교호에서는 기름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7일이 지나도록 명확한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어 주민들이 애만 태우고 있다. 충남 아산시 인주면 일대의 주민들은 기름이 유출된 근원지로 현대자동차아산공장(아래 아산공장)을 지목했다. 주민들은 지난 22일부터 공장 앞에서 천막을 치고 집회와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인주면 대음리 일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6일 아산공장으로 연결된 우수관로에서 기름띠가 발견되었다. 주민들은 바로 다음 날인 17일 아산시청에 이를 알리고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23일 오전 10시, 아산시 인주면 아산공장 앞에서는 20여 명의 주민들이 천막과 비닐하우스를 치고 난로에 의지해 농성을 진행했다. 농성 이틀째를 맞이한 주민들은 "날씨도 돈 있는 사람 편인가, 집회하기도 어렵게 춥다"고 호소했다.  

주민 A씨는 "우수관로에 닭이 들어가 닭을 잡으려다가 기름띠를 처음 발견했다"며 "주민들이 다음날 시청에 신고했는데도 여전히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해당 우수관로는 현대자동차와 관사로 연결되어 있다"며 "현대차 외에는 특별히 기름이 유출될 만한 곳이 없다"고 주장했다.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삽교호 인근 주민들에게 기름 유출은 치명적이다. 삽교호 주변 인주 어업계 소속 주민 40여 명은 삽교호에서 붕어와 참게 새우 등을 잡아 생계를 유지하거나 양식업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1년에 한 차례 삽교호에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해 나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천막 농성장에 있던 주민 B씨는 기름띠가 발견된 직후 양식장에서 기르던 향어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주민 B씨는 "3년간 키운 향어가 5톤 정도 죽어 나갔다. 내년이면 4년째가 되어 팔 수가 있었는데 출하를 겨우 1년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시가로 치면 3~4억 정도 되는 규모인데 막막하다"라고 호소했다.

주민들이 기름 유출의 근원지로 아산공장을 지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기름 유출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종영 인주어업계장은 "지난 2004년에도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며 "당시에도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또다시 사고가 터졌다"고 말했다.

김 계장은 "현대자동차는 잘못을 인정하고 주민들과의 대화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주민들이 입은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현대자동차아산공장은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아산공장 관계자는 "기름 유출과 관련해 아직 명확하게 확인된 사실이 없다"며 "우리 공장에서 기름이 유출되었다는 것은 주민들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주민과 현대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기름 유출과 관련해 주민들의 피해 호소는 계속되고 있다. 해당 관청인 아산시는 23일까지도 기름 유출의 근원지를 밝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산 시청 "현대차에 자료 제출 요청, 원인 파악 중"

아산시 관계자는 "12개의 배수구가 있는 곳이라 딱히 현대차가 원인이라고 속단할 수가 없다. 현대차에서 나오는 배수구 말단에는 유수분리가 있는데, 그곳에서는 유류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며 "현대 측에도 우수배관 도면과 유수분류기와 관련된 자료 등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기름이 유출된 삽교천의 한 양식장에서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기름 유출의 진원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인근 양식장에서는 물고기가 죽어나가고 있다.
인근 양식장에서는 물고기가 죽어나가고 있다. ⓒ 양식장



#삽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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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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