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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남경필, 박진, 권영세, 원희룡, 유승민, 나경원 의원(왼쪽부터, 나이와 선수 순)
 한나라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남경필, 박진, 권영세, 원희룡, 유승민, 나경원 의원(왼쪽부터, 나이와 선수 순)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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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 열리는 한나라당 대표 선거에 홍준표(서울 동대문을), 남경필(수원 팔달), 박진(서울 종로), 권영세(서울 영등포을), 원희룡(서울 양천갑), 유승민(대구 동구을), 나경원 의원(서울 중구)이 출마했다. 출마가 거론되던 김형오, 전여옥 의원이 뜻을 접으면서 이들 7명이 23일 후보등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4·27재보선 패배로 퇴진한 친이계 안상수 대표의 후임을 뽑는 이번 전당대회는, 이명박 정부의 힘이 빠진 상황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 이전 전당대회들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포인트 #1 '친이계 후보 실종'] 김문수도 19일 불출마 결정

"친이(이명박)계 후보는 없다. 우리가 지지후보를 정해야 한다."  친이직계로 불리는 한 의원의 말처럼 7명의 후보 중 딱 부러지게 친이계라고 할 수 있는 후보가 없다.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의원은 '범 친이계'로 표현되지만, 보통의 친이계와는 결이 다르다.

전당대회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출마자는 대선 1년 6개월 전에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현재 규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관철시켜, 김문수 경기지사나 정몽준 의원은 당권 도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김대중 <조선일보> 주필이 당권도전을 권유하기도 했던 김 지사는 지난 19일 불출마를 확정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4·27재보선 패배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이는 이미 소장쇄신파와 친박계의 연합으로 비주류 황우여 의원이 원내대표가 된 데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처럼 '이명박'을 전면에 걸고 나서서는 승산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친이계 쪽은 "원희룡-나경원 단일화를 압박하고 여의치 않으면 한쪽으로 몰아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이들이 원조 소장파에서 구주류로 이동해 권영세 의원으로부터 "제2의 김민석이 되지 말라"는 말까지 들었던 원 의원을 더 가깝게 느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포인트 #2 '박근혜 대세론'] 유승민 외 '박심'은 없다

출마선언이 나오기 전에 한 후보에게 "대선은 아예 접고 당권으로 가느냐"고 물었더니 "그럼 어쩌란 말이냐"는 답이 돌아왔다.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세임을 인정한 것이다.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출마자들 모두 박 전 대표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 전에 이미 "지금은 박근혜 시대이고, 나는 박근혜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고 했던 홍준표 의원은 "야권의 공세로부터 박 전 대표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누구겠냐"고 말하고 있다. '박심'에 대한 노골적 구애다.

권영세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상징인 '천막당사'정신을 출마선언문에 담은 데이어 '천막정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자료까지 냈다.  원희룡 의원도 출마선언문에 '천막당사'를 넣었다.  나경원 의원은 "여성 당 대표는 안 된다는 편견을 깨는 게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데 있어 상당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남경필 의원은 유승민 의원에게 정책연대를 제안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기자들도 출마선언을 하는 후보들에게 박 전 대표의 마음을 어떻게 얻으려 하느냐는 질문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 

'박심'은 있을까. <부산일보>가 21일 "홍준표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 간 밀약으로 '홍 대세론'이 힘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자,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겠다"며 "'박근혜 지침'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박의원은 "유승민 의원을 제외한 다른 후보에 대한 지지는 알아서 하게 될 것"이라면서 "지명도나 무게 면에서 친박 내에도 홍 의원 지지표가 많아 보이기는 한다"고 전했다.

지난 2010년 7월 14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안상수 후보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자료사진)
 지난 2010년 7월 14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안상수 후보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자료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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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3 '좌클릭'] 유승민의 파격적 드라이브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보면 왼쪽 행보가 뚜렷하다. 대표적인 소장파로 한나라당내 왼쪽을 대표해온 남경필 의원은 '대학등록금 45%지원' 공약을 내놨고, 북한인권법도 민주당의 '북한민생법'과 절충해야 한다고 말한다.

'용감한 개혁'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유승민 의원의 정책드라이브는 파격적이다.  소득세·법인세 추가 감세 중단, 무상급식·무상보육 수용, 공기업·대기업 청년의무고용할당제 도입, 저소득층 자녀 국가 장학제도 확대, 학자금 대출이자 절반 감면 등을 내놨고, 정부·공기업의 비정규직 의무 감축 등 비정규직 문제도 들고 나섰다.

"4대강에 22조 원이나 쏟아 부으면서 복지예산은 없다는 것이 보수냐"는 강조도 빼놓지 않는다. 북한문제만 빼면 야당과 별로 다르지 않은 주장을 펴고 있는 셈이지만 그가 부친(유수호 전 의원)을 이은 '정통TK'인데다 이회창 전 총재는 물론 박 전 대표에게도 핵심브레인이라는 점에서 함부로 비판하기도 어렵다.

그의 최근 정책에 대해서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까지 '칭찬'하고 있다. 유 대표는 20일 '유시민의 따뜻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유 의원의 정책을 소개하면서 특히 '비용편익계산'을 통한 4대강사업 비판에 대해 "늦은 감이 있지만 이런 이성적 목소리가 한나라당 내에서도 나온다는 것이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고 유일한 비수도권인 유 의원은 우선 '다크호스'로 인정받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이다.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이들뿐 아니라 권영세, 원희룡 의원도 찬성하고 있다. 사안에 따라 다소간 차이가 있고, 선거국면이라는 점은 있지만 이전까지 한나라당에서 나올 수 없는 목소리들인 점은 분명하다.

[포인트 #4 '젊어진 후보들'] 최연장자가 '겨우' 57세

최근까지 한나라당은 강재섭 박희태 정몽준 안상수 등 50~70대가 대표를 맡아왔다. 이번에는 확연히 달라졌다. 남경필, 나경원, 원희룡 의원이 40대고 홍준표, 유승민, 권영세, 박진 의원은 50대다. 최연장자인 홍 의원도 겨우(?) 57세다. 당원과 지지자 모두 노년층이 많은 한나라당과는 다른 분위기다. 전임 안상수 대표도 지난해 10월 64세에 당대표를 맡았었다. 이는 한나라당이 이번 전당대회 콘셉트를 '변화'로 잡고 있는 것과 연결된다.

원 의원이 '40대 기수론'을 전면에 내걸었고, 나 의원과 남 의원도 40대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40대 기수론을 내걸었을 때는 이미 정치경력은 20여 년이나 됐었다"며 견제에 나섰다. 한나라당의 '젊은 대표' 흐름은 5개월 뒤에 열리는 민주당 대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포인트 #5 '선거인단 21만명'] 바닥훑기보다 언론통한 고공전 중요

한나라당은 선거인단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대표를 뽑는다. 총 21만2445명의 선거인단중에서 대의원(주요 당직자 등)은 8869명에 불과하고, 일반당원이 19만4133명에 달하며 비당원인 청년선거인단이 9443명이다. 지난해 10월 당대표 선거때 선거인단은 1만 명뿐이었다. 조직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유리하고, 특히 여론조사 득표가 매우 중요하다.  친이계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김무성 의원이 출마를 포기한 데는 이같은 대표선출방식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나경원, 원희룡 의원이 초반 주목을 받는 것도 높은 인지도가 그 배경이다.

전당대회 방식도 바뀌었다. 이전에는 선거인단이 당협별로 관광버스를 빌려타고 한날 한시에 전당대회장에 모였기 때문에 '버스안 지침 하달'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회장에서 투표하는 이는 대의원 8869명뿐이고 당원 선거인단과 청년선거인단 20만3576명은 전당대회 하루 전(7월 3일) 전국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소 혹은 시·군·구 청사에서 투표하게 된다.

후보들로서는 바닥을 훑으면서 선거인단을 만나기보다는 언론통한 고공전이 훨씬 중요하다. 후보인터뷰가 쏟아지듯 나오고 있는 이유다.   


태그:#한나라당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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