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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약청이 업계 간 논란이 되었던 MSG 논란에 대해 "MSG는 1일 섭취허용량이 정해져 있지 않고, 저염 효과까지 있다"면서 MSG 예찬론을 펼치고 나와 건강을 염려하는 많은 소비자의 혼란을 낳고 있다.

업계 간 논란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식품 대기업 L사가 새롭게 라면시장에 뛰어들며 버젓이 MSG를 첨가한 라면을 출시했다. 이에 이미 MSG가 들어가지 않는 라면을 제조, 판매하던 기업과 MSG가 들어가지 않는 라면을 즐겨먹던 소비자는 '요즘 MSG를 사용하는 라면이 어디 있냐'며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L기업은 식약청에 MSG의 안전성에 대해 해석을 요청했고,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는 식약청이 나서서 사용량과 섭취량이 저감하고 있는 MSG의 섭취를 권장하는 꼴이 되었으며, 식품첨가물의 사용량을 최소화하여 안전한 식품을 생산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꼴이 되었다.

사실 이미 식약청은 MSG에 대해 사용 제한을 권하고 있었다. 어린이 먹을거리만큼은 안전하게 책임지겠다며 야심차게 만든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에 따라 지난 2009년 '어린이 기호식품의 품질 인증' 세부 내용을 정할 때, 유탕면류에 MSG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기준을 정하고 발표했다.

천식 심화, 두통, 답답함 등 MSG의 기존 위해성의 논란 외에도 MSG가 비만을 유발한다는 제기가 새롭게 되고 있다. 지난 2008년 8월 15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공중보건학부 식품영양학과 제레미아 스탬러 박사팀은 '비만학회지'(Obesity) 최신호에서 음식 감미료로 'MSG'를 사용한 사람들이 이 같은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신체활동과 칼로리 섭취량이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논문을 통해 밝힌 것이다.

MSG 섭취가 저염 식생활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식약청은MSG를 사용하면 기존 소금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며 저염 식생활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소금을 통한 나트륨의 직접 섭취를 줄일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MSG에 사용된 나트륨으로 인한 간접 섭취로 인해 저염 효과에 대한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 실제로도 라면제조업체들은 라면 한 봉지를 통해 일일 나트륨 섭취 권장량의 최대 90% 이상을 섭취할 수 있다는 경고에 따라 '스프의 양을 조절해서 조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소비자는 MSG의 위해를 판단할 때 과학적으로 판명된 위해성 뿐만 아니라, 과학의 불완전성, 제조 기업에 대한 신뢰성, 관리하는 정부에 대한 신뢰성, 사회적으로 느끼는 위해성 등 다양한 원인을 통해 판단한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 지난 20여 년간 MSG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지속되어 왔다. 특히 MSG의 위해성은 이를 사용한 가공식품 맛에 길들이게 하고 결국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이 아닌, 가공된 식품의 섭취를 늘리는 결과를 초래해 이에 대한 건강의 우려도 크다. 

이미 소비자들의 요구와 선택에 따라 MSG의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한 라면을 비롯한 대부분의 가공식품에서는 "무MSG" 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외식업체 등에서도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며 영업을 하고 있다. 이미 사회에서 그 필요성을 다한 MSG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사용을 권장하는 저의가 무엇인가?

이는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 보다는 일부 식품업체의 이익에 우선하고 있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이다. 또한 불안전한 밥상을 넘어 국민의 신뢰를 얻는 식품안전정책을 만들겠다는 방향에 역행하는 것이며 식품안전에 대해 국민과의 소통을 포기하는 것이다.


태그:#MSG, #식약청, #라면, #식품안전, #먹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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