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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3일 오전 0시 7분]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조건없는 반값등록금'이라고 적힌 대형피켓을 들어보이며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조건없는 반값등록금'이라고 적힌 대형피켓을 들어보이며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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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촛불과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촛불과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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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촛불집회를 마친 뒤 종로로 향해 거리선전에 나서자, 경찰들이 이를 막고 저지하고 있다.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촛불집회를 마친 뒤 종로로 향해 거리선전에 나서자, 경찰들이 이를 막고 저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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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0시 45분 께 경찰이 마지막(3차) 해산명령을 내렸지만, 학생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도로에서 벗어나 인도에 모여있던 100여 명의 시민들도 자리를 지켰다. 학생들은 자유발언을 계속 이어갔고 때때로 노래를 부르며 유쾌한 분위기 속에 거리시위를 계속했다.

이날 집회에는 제자들을 보러 나온 대학교수도 눈에 띄었다. 이창현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학생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연신 사진을 찍었다. 이 교수는 "학생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야 하는 게 교수의 본분"이라며 "이런 대학생들의 폭발은 지난 10년간 신자유주의가 만들어 낸 살인적인 등록금 문제, 청년실업문제가 가져온 반작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집회에 많은 시민들이 지지를 보내자, "대학생, 노동자, 농민 그리고 시민들이 직면한 문제가 결코 다르지 않다"라며 "반값등록금 문제가 가장 먼저 터져 나왔지만 다른 부분에서도 이를 함께 하며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오후 11시 10분 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며 도로 위에서 일어났다. 1시간여 동안 도로에서 집회를 이어갔지만, 경찰은 학생들을 연행하거나 해산을 시도하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학생들은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손뼉을 치며 평화적으로 집회가 마무리 된 것을 자축했다. 해산과정에서 경찰이 일부 통로를 막는 등 작은 충돌이 있었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11시 20분께 모두 해산했다.

이창현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네거리 앞에서 자신의 갤러시탭을 이용, 촛불집회 현장 상황을 트위터로 전하고 있다.
 이창현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네거리 앞에서 자신의 갤러시탭을 이용, 촛불집회 현장 상황을 트위터로 전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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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 도로에서 촛불집회를 마치며 동료 학생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노래를 부르고 있다.
 대학생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 도로에서 촛불집회를 마치며 동료 학생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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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 도로에서 종로로 향해 거리선전전을 벌이려고 하자, 경찰들이 이를 막고 저지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 도로에서 종로로 향해 거리선전전을 벌이려고 하자, 경찰들이 이를 막고 저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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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에서 촛불집회를 마치고 자진해산을 하려고 하자, 경찰들이 이를 막고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에서 촛불집회를 마치고 자진해산을 하려고 하자, 경찰들이 이를 막고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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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준비 틈틈이 하면서 계속 나올 생각이다"
[미니인터뷰] 히잡 두른 만수르씨, 피자 청년들, 새내기 박의연씨

광화문 KT 빌딩 앞에서 만난 캐나다 대학생 라비야 만수르
 광화문 KT 빌딩 앞에서 만난 캐나다 대학생 라비야 만수르
ⓒ 최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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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는 그동안 학생중심으로 이뤄졌던 것과 달리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 하면서, 더욱 활기를 띠었다.

히잡을 두른 라비야 만수르(19·여)씨는 캐나다에서 NGO 단체 국제민주연대의 인턴십때문에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 언론을 통해 등록금 시위를 알게 됐다는 그는 "지난해 캐나다에 있을 때 등록금 시위에 참여했는데 그 경험이 있어 한 번 (집회에) 오고 싶었다"며 "학생들이 많이 나와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만수르씨는 "학생이 움직이지 않으면 정부는 변하지 않는다"며 "캐나다도 지난해 등록금을 10% 올리려 했지만 학생들이 싸워 이겨 동결시켰다, 오늘 나와 보니 한국도 성공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등록금 때문에 싸우는 학생들이 많다, 그들이 여러분 뒤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한국 학생들을 응원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광화문 우체국 부근에서 연좌 농성을 벌일 때, 건장한 모습의 남성 세 명이 나타났다. 그들은 피자 10판을 가슴에 안고 학생들 주변을 서성였다. 이들은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집회에 통닭을 사가지고 간다는 걸 보고, 우리는 '피자를 사가자'해서 나왔다"면서 "배달이 늦어 행진이 시작한 다음에 와서 전해주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한지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됐다는 이들은 "학생들을 도와 줄 수 있는게 이것 밖에 없지만 힘을 주고 싶었다"라며 "맛있게 먹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종로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는 대학생들을 위해 피자를 사온 청년들
 종로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는 대학생들을 위해 피자를 사온 청년들
ⓒ 최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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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가 끝날 무렵 머리를 한쪽으로 질끈 묶은 앳된 모습의 여학생이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게 보였다. '촛불아 모여라, 될 때까지 모여라'라고 적힌 유인물을 한 묶음 들고 사람들에게 나눠 주던 그녀는 고려대학교 새내기 박의연(20)씨였다.

그녀는 "30일부터 집회에 나왔는데 내가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학교에서 학생들끼리 따로 (등록금 투쟁을) 하는 것보다 이렇게 다 같이 모여 하면 여론도 커지고 정부가 우리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학교 학생들 보다 시민들의 반응이 더 좋은 것 같다"며 "조금 더 큰 집회가 열리면 오늘 나오지 못한 친구들도 나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부모님이 걱정하시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어머니는 학점관리만 잘하면 터치하지 않겠다 하셨고, 아버지는 등록금 투쟁이면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 주셨다"고 말했다. 기말고사를 앞둔 새내기는 "시험준비 틈틈이 하면서 계속 나올 생각"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4신 보강: 2일 오후 10시40분]

일명 '날라리 선배부대'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동참한 배우 권해효,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배우 김여진, 방송인 김제동(사진 왼쪽부터)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발언을 하고 있다.
 일명 '날라리 선배부대'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동참한 배우 권해효,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배우 김여진, 방송인 김제동(사진 왼쪽부터)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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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네거리의 반값등록금 집회는 시간이 흐를수록 열기가 뜨겁다. 트위터 등에서 활발하게 사회적 발언을 해온 배우 김여진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현장에 모인 학생들의 환호성이 이어졌다. 푸른색 자켓을 입고 나선 김씨는 "얼마전에 1인시위를 해서, 여러분들은 자기들편인줄 알고 좋아하던데, 여러분 편 맞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요즘 부모님들은 자녀가 대학을 갈 때쯤이면 회사에서 잘린다"면서 "정규직이었다가 비정규직이 되고, 수입은 크게 줄었는데 물가는 오르고, 그 가운데 등록금이 제일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한나라당에서 B학점 이상이면 준다는 것은 등록금이 아니라 장학금"이라며 "우선 먼저 반값 등록금부터 하고, 그 다음에 성적이 좋은 사람들에게 장학금을 더 주든지, 말든지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립대학들의 높은 내부 적립금을 지적하면서, "여러분들의 문제이니 제발 열심히 싸우시라. 연예인이고 뭐고 아무것도 아니다"면서 "끝까지 하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가 젊음 굴리는 게 아니라, 젊음이 정치 굴리도록"

일명 '날라리 선배부대'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동참한 방송인 김제동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연대사를 하고 있다.
 일명 '날라리 선배부대'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동참한 방송인 김제동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연대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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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에 이어 방송인 김제동씨가 마지막 발언을 위해 올라섰다. 그는 학생들을 향해 "아프냐"고 물었고, 학생들이 큰 소리로 "네"라고 답하자 다시 "나도 아프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현재 성공회대 4학년에 재학중이라며, "사실 나는 반값 등록금에 대해 이야기할 이유가 없다"면서 "등록금 내는데 지장이 없고, 3000cc 차를 타고 다니고 있다. 그것도 쥐색 자동차"라고 말했다.

김씨가 자신의 자동차 색깔이 "쥐색"이라고 재차 강조하자, 집회에 모인 많은 학생들이 따라 웃기도 했다.

김씨는 이날 광화문 행사장에 피자 20판과 콜라 20여개를 가지고 왔다. 그는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함께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며 "집회하는 동안 배고프지 않도록 피자든, 통닭이든 사드릴테니, 먹고 힘을 내시라"고 말하자, 곳곳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는 또 "여기에 있는 전의경 부대에도 (피자와 통닭을) 보낼 것"이라며 "여러분들과 똑같은 나이에 함께 행복해야할 사람들이며, 서로 학번도 물어보고, 방패 사이로 얼굴도 보여주면서 마음에 들면 쪽지도 넣어주고 서로 즐겁게 하자"고 말했다.

김씨는 "정치인들이 여러분들을 굴리도록 놔두지 말고 투표해라"면서 "정치인들은 표가 없는 곳에 구걸하러 오지 않는다. 정치가 젊음을 굴리는 게 아니라, 젊음이 정치를 굴리도록 만들자"고 당부했다.

종각 방향으로 행진하던 참가자들, 경찰에 막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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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촛불과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촛불과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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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한 학생이 일반 시민들로부터 격려의 뜻으로 지원 받은 만두와 피자 등의 음식물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한 학생이 일반 시민들로부터 격려의 뜻으로 지원 받은 만두와 피자 등의 음식물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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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후 9시50분께부터 1500여 명의 학생과 시민들은 인도를 따라서 시청쪽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청년실업 해결하라", "반값등록금 이행하라" 등을 외치면서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 종각역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종각역 방향 4개 차선을 점거하고 행진을 이어갔다. 경찰은 학생들의 행진에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다가, 광화문 우체국 앞에 병력을 배치해 행진을 차단했다. 경찰은 무장은 하지 않은 채 정복을 입고 있다. 학생과 시민들은 경찰에 의해 행진이 막히자, "평화시위 보장하라"고 외쳤다.

경찰에 의해 행진이 막히자, 시민들 대부분은 인도로 올라섰고 학생 500여 명은 10시40분 현재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도로 위에 주저 앉았다. 그들은 '아침이슬' 등의 노래를 부르고, 일부 학생과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경찰은 학생들을 향해 2차례에 걸쳐 "해산하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은 별다른 충돌 없이 그대로 대치하고 있는 상태다.

[3신 보강: 2일 오후 9시30분]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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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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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 25분께 반값등록금을 위한 대학생들의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 인도 주변에는 학생과 시민 등 700여 명이 모였다. KT 건물 앞 인도에 모인 학생들은 일부 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공연을 들으면서, "조건없는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라"라고 씌여져 있는 피켓을 흔들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이미 예고됐던 것처럼 방송인 김제동씨를 비롯해 배우 권해효씨, 김여진씨,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등이 학생들과 함께 자리를 잡았다.

먼저 연설에 나선 권해효씨는 "오늘 여러분이 이곳에 나온 것을 보고, 내 자신이 상당히 부끄러웠다"면서 "그동안 나는 여러분들이 세상에 관심이 없다고 치부했었지만, 지금 보니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권씨는 이어 "살인적인 등록금은 가정 경제를 망가뜨린다"면서 "교육의 주체는 대학 재단이나 교육부가 아니며, 학교의 주인은 바로 학생 여러분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이제 좀더 통 크게 가자"면서 "교육 무상화를 요구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이며, 이같은 권리를 지키기 위해 꼭 투표를 해야한다"고 말하자, 학생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권씨는 "누가 주인인지 투표를 통해 꼭 각인시키자"면서 "무상의료, 무상교육, 주거문제와 취업까지 다 얻어내자"고 말했다.

2일 오후 광화문에서 열린 '반값등록금을 위한 대학생들의 촛불집회'에 참석한 김여진(왼쪽)씨와 여균동 감독, 김제동씨
 2일 오후 광화문에서 열린 '반값등록금을 위한 대학생들의 촛불집회'에 참석한 김여진(왼쪽)씨와 여균동 감독, 김제동씨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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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현 정부의 경제실정을 비판했다. 선 부소장은 "현 정부의 4대강 사업에 22조 원이 들어갔다"면서 "무상교육을 위해 1.6조 원이 필요한데, 14년치 등록금이 4대강 바닥에 들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의 말랑말랑한 두뇌가 아닌 콘크리이트에 (정부가) 돈을 쏟아붓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사립대 비율이 높은 나라인데, 특히 명문대 중심으로 등록금 장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신 : 2일 오후 4시 35분]

방송인 김제동씨 "오늘 받은 강연료로 통닭 쏘겠다"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촛불집회에 동참하기로 한 배우 김여진, 방송인 김제동, 가수 박혜경,  김남훈 레슬러 겸 스포츠해설가, 배우 권해효, 선대인 김광수연구소 부소장. (사진 왼쪽 위부터)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촛불집회에 동참하기로 한 배우 김여진, 방송인 김제동, 가수 박혜경, 김남훈 레슬러 겸 스포츠해설가, 배우 권해효, 선대인 김광수연구소 부소장. (사진 왼쪽 위부터)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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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 KT건물 앞에서 열리는 대학생들의 집회가 심상치 않다. 등록금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집회에 2일부터 함께 하겠다고 선언한 유명 트위터리안들이 직접 나서 집회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parkheykyoung 나의미모(?)로. 대학생들을 지켜내야지. 변호사비 그까이거. 내 미모로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어. 안되면 노래로 꼬셔서라도 변호사비 책임진다. 모여라 30, 40대여! 대학생을 지키자! 반값 등록금을 위하여!"

자신의 미모로, 안 되면 노래로 꼬여서라도 대학생들의 변호사비를 책임지겠다고 말하는 그녀. 가수 박혜경이다. 박씨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그의 가족들의 연이은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남은 자녀들을 돌보고 위로하는 누리꾼들의 모임 '레몬트리공작단'을 만들어 공연과 바자회 등을 열어 왔다. 이번에는 비싼 등록금으로 고통을 겪는 대학생들과 함께 연대에 나선 것이다.

방송인 김제동씨도 2일 성공회대 한 수업의 초청강의에서 등록금 집회 참석여부를 묻는 질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모든 것을 도와주겠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또 "현 대학생들의 투표율이 30% 오르면 등록금이 30% 내려가고, 투표율이 50% 오르면 등록금이 50% 내려간다"며 학생들 정치참여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받은 강연료로 "등록금 집회에 오는 학생들에게 통닭을 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도심 대규모 집회로 학생 73명이 연행됐을 때 김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진짜 가두어야 할 사람들, 우리 모두가 스포일러하기 전에 죄 없이 잡아간 우리 학생들 다 내 놔. 어쩔 수 없이 목을 잡아야만 했던 그 착한 사람들 양심의 가책까지 다 풀어 줘. 나와 우리가 나서기 전에'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참아야겠죠?"라고 남겼다. 당시는 그랬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우리'가 나서게 된 상황이다.

선대인 부소장 "연행되는 학생들 변호사비 내주자"

대학생들이 지난 5월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서 연행 대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 경찰들의 강제연행을 규탄하며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지난 5월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서 연행 대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 경찰들의 강제연행을 규탄하며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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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집회에서 연행되는 학생들의 변호사비를 내주자"라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그는 "'미친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30대 선배세대들과 세금혁명당이 함께 결합해 움직이기로 했다"며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프로그램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터를 통해 '세금 제대로 쓰기'를 주장하는 세금혁명당을 창당한 선 부소장은 "'미친 등록금' 문제로 투쟁하는 후배님들 돕기 후원 계좌에 많은 분들 정성 기대합니다, 송금할 때 '후배 돕기'라고 표시해 주세요"라며 공식 모금 계좌를 올렸다. 계좌번호는 그의 트위터 계정 '@kennedian3'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고재열 <시사인> 기자는 이번 대학생들의 투쟁에 함께하는 유명인들에게 '날라리 선배부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난 홍익대학교 청소노동자 투쟁에서 활약한 '날라리 외부세력'을 본 따 만든 것이다. 어렵고 무거운 통상의 투쟁방식이 아닌 발랄하고 유쾌한 싸움을 추구하기 때문에 '날라리'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날라리 선배부대'의 결합으로 대학생들의 투쟁이 '제2의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 '제2의 미국산쇠고기수입반대촛불집회'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 "대학생 집회 시민들 안전 위협"

한편, 경찰은 이러한 집회 확산 분위기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학생 단체에서 지난 5월 29일부터 1일까지 연 나흘간 세종로와 종로, 명동 등 주요 도심지에서 야간 도로점거 시위를 했지만 학생 신분을 고려해 불법 행위 정도가 중한 학생들만 사법처리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일 이어지는 도심권 불법집회와 야간 가두시위로 교통체증에 대한 시민불편이 가중되고 교통사고와 안전사고 등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며 "더욱이 학생들은 대규모 불법 집회 등 6월 10일까지 도심권 불법집회 및 가두시위를 계획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참가 인원도 증가하는 등 장기화·조직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적법하게 신고 된 집회와 행진은 철저하게 보호하겠지만 도로 점거 등 불법행위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신 : 2일 오전 11시 20분]

경찰 연행을 불사하고 매일 밤 서울 시내 곳곳에서 가두시위를 벌이는 대학생들이 천군만마를 얻었다. 홍대 청소노동자 파업,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문제, 제주 해군기지 저지투쟁에서 위력을 발휘한 트위터의 힘이 등록금 투쟁에도 옮겨 붙었다.

"@tak0518 등록금투쟁, 내일부터 선배들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김제동, 김남훈, 선대인, 박혜경, 박대용, 권해효, 탁현민 그리고 별책부록 고비열(고재열)까지. 매일 저녁 학생들과 함께합니다. 아싸."

2일 자정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방송인 김제동, 가수 박혜경, 배우 권해효 등 그동안 사회 문제에 동참해 온 연예인들이 등록금 집회에 동참할 것임을 알렸다. 또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박대용 MBC 기자, 김남훈 레슬러 겸 스포츠 해설가 등 유명인 트위터 사용자들도 동참한다.

이들은 모두 수만 명이 친구를 맺는 일명 파워 트위터리안으로, 그들의 말과 행동이 갖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탁 교수는 대학생 등록금 투쟁에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학생 등록금 투쟁에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학생 등록금 투쟁에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tak0518 등록금투쟁, 학생들과 함께 하는 방법 1. 매일저녁 8시 KT앞으로 2. 못 가면 간식이라도 쏘시든가 3. 11일 6시 영상촬영에 참여하시는 것도 방법 4. 그도 못하면 지원메시지나 멘션이라도 보내시고 5. 여하튼 뭐든 하시라는 거."

11만여 명의 트위터 친구가 있는 고재열 <시사인> 기자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며 자신의 트위터로 "'닥치고 닭 사주자' 등록금집회를 지원하기 위해 6월 3일(금요일)에는 '선배부대'가 치킨을 사주는 이벤트를 할 예정"이라며 "8시까지 광화문 KT 앞에 치킨 한마리씩 사가지고 오세요"라고 독려했다.

유명인사들의 동참에 누리꾼들도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누리꾼들은 "정말 멋진 선배들이다", "무엇을 같이 할 수 있을지 생각하자"라며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였다.

"@dogkey 어제 대학생들의 자유발언 듣는 것 만으로도 알차고 슬프지만 재밌던데...오늘은 더 신명나게 투쟁할 수 있겠어요!
"@JHJ90 무슨 일이 있어도 가는 것으로!"
"@hyesssss 띵동! 우린 해낼 수 있어! 완전 이슈 돼서 다 뒤집어졌으면 좋겠다. 아자아자! 만만세!"

이러한 움직임에 대학생들의 등록금 투쟁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들의 집회는 지난 29일 1000여 명이 '반값 등록금 실현과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집회를 도심에서 벌인 후 계속되고 있다.

'조건없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는 대학생 200여명이 1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1년 남았다! 대학생의 심판이 다가온다'는 현수막을 앞세우고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도로위에서 시위를 벌이는 대학생들에게 해산을 촉구하는 경고방송만 반복했을 뿐 연행하거나 인도로 밀어올리지 않았다.
▲ '조건없는 반값등록금 실현' 거리시위 나선 대학생들, 경찰은 연행포기 '조건없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는 대학생 200여명이 1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1년 남았다! 대학생의 심판이 다가온다'는 현수막을 앞세우고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도로위에서 시위를 벌이는 대학생들에게 해산을 촉구하는 경고방송만 반복했을 뿐 연행하거나 인도로 밀어올리지 않았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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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서 70여 명이나 경찰에 연행됐지만 대학생들은 굴하지 않고 지난 1일까지 매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광장 옆 KT건물 앞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한국대학생연합은 이 같은 촛불집회를 오는 11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탁현민 겸임교수는 "오늘(2일) 광화문 치킨파티에는 김제동, 김여진, 권해효, 선대인씨 등이 나와서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면서 "11일까지 유명인들이 돌아가면서 매일 참석하고, 마지막 날에는 '립덥' 형식(립싱크(Lipsync)와 더빙(Dubbing)의 합성어로서 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단체나 조직을 소개할 목적으로 만든 뮤직비디오)의 뮤직비디오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등록금, #김제동, #한대련, #광화문, #탁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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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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