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근 충남 천안교육지원청이 이 지역 중학교에 보낸 공문.
 최근 충남 천안교육지원청이 이 지역 중학교에 보낸 공문.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충남 천안지역 중학생들은 군부대에 입소해 사격훈련을 받고 내무반에서 잠을 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7월 '해병대 캠프' 참사 사건으로 일대 홍역을 치른 충남교육청 산하의 한 교육지원청이 이번에는 중학생들을 모아 병영입소를 추진하는 탓이다.

31일 입수한 충남 천안교육지원청(천안교육청) 공문 '제3585부대 1대대와 함께하는 나라사랑 캠프 계획'을 보면 천안교육청은 군부대와 함께 오는 21일부터 1박2일간 이 지역 중학생 대상 병영캠프를 벌인다. 참가 대상은 학생회 활동을 하는 이 지역 중학생 30명이다.

행사 프로그램을 보면 학생들은 첫날인 21일 오후 4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사격훈련을 받고 50분간 군부대 대대장이 강사로 나서는 안보교육에 참여한다. 이어 오후 8시부터는 장교와 만남 행사(직업군인의 이해와 진로)을 벌인 뒤 오후 10시에 내무반에서 잠자리에 든다. 15명씩 들어가는 2개의 내무반이 제공된다. 둘째 날에는 강원도 양구 등지로 이동해 땅굴 등을 견학한다.

군부대에서 어린 중학생에게 사격훈련을 시키는 데다 내무반에서 잠을 자도록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학생 대상으로 허가된 장소가 아닌 군부대에서 캠프를 벌이는 것은 교육부 지침 위반 아니냐는 지적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해병대 캠프 사건 이후 만든 지침에서 학생용 교육시설로 인증된 장소에서만 학생 대상 캠프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시한 바 있다.

이영주 천안중 교사는 "교육기관에서 중학생을 모은 뒤 학교에서 공부해야 할 평일에 군인들한테 사격훈련을 받으라고 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으로 이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이냐"면서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군부대 훈련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이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병영입소를 추진한 천안교육청의 담당 부서 과장은 "프로그램에 사격훈련이 들어있는 것과 군부대가 미인증 기관이란 사실을 미처 점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격훈련은 문서 내용과는 달리 서바이벌 총으로 표적을 맞히는 연습을 하는 것일 뿐 기합이나 얼차려도 없다"면서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행사로 기획된 것이기 때문에 이 부대가 인증이 되지 않은 것도 교육부 지침 위반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중학생 병영입소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