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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세계적인 경기 불황 탓으로 국내외자동차 업계가 결국 판매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침체의 늪에 빠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9일, 대통령 당선1주년을 기념해 GM대우 부평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업이 됐든 나라가 됐든 거품을 빼야 한다"며 정부와 기업, 노동자 모두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역설했다. 현장 방문을 통해 노동자를 격려하긴 했지만 다음날인 20일은 사실상 부평공장이 '올-스톱' 되는 날이었다.

 

GM대우 부평1공장은 당초 22일부터 전면 조업중단에 들어가기로 예정돼 있지만, 토요일인 20일부터 조업이 중단된 상태라 생산직과 지원부서, 연구소 직원 등 1만1400여명이 사실상 이날부터 공장 가동이 다시 시작되는 내년 1월 4일까지 휴가에 들어갔다.

 

이보다 앞서 GM대우는 지난 1일 토스카와 윈스톰 등 중형 및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을 생산하는 부평 2공장의 가동을 내년 1월 4일까지 중단했다. 이미 가동이 중단된 부평 2공장 소속 생산직노동자 532명은 회사로부터 월 평균 임금의 70%를 받는 조건으로 1일부터 휴가에 들어갔다. 이어 1공장까지 서게 돼 이로써 부평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이 멈추게 된 것.

 

GM대우 부평공장의 생산라인 멈춘 것은 지난 2002년 GM대우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인천 지역에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협력업체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관련 도소매, 음식업, 운수업 등의 서비스업도 타격이 불가피해 인천 경제가 크게 휘청 거릴 것으로 예상된다.

 

GM대우 부평공장 관계자는 "관리직은 연월차 휴가를 쓰고 생산직은 임금의 70%를 받게 될 것"이라며 "자동차 판매 부진이 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GM대우가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라세티 차량을 생산하는 군산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고, 경차인 마티즈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은 부평1공장과 동시에 중단될 예정이다. 이로써 GM대우의 국내 모든 생산라인이 멈추게 돼 큰 파장이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 잇단 감산... 협력 업체 발만 동동

 

이같은 사정은 GM대우뿐만 아니라 쌍용자동차의 공장가동 중단, 현대·기아차의 근무시간 단축, 르노삼성차의 공장가동 중단이 잇따라 예정돼 있어 따라 이들의 협력 업체인 중소기업들의 경영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자동차 관련 79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동차 업종 중소기업 경영환경 및 납품애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의 공장가동 중단, 감산 등의 여파로 84.8%가 경영상황이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협력업체들이 꼽은 경영악화의 주된 요인은 모기업 납품거래시 발주물량 축소(87.3%),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 강요(43.0%), 공장가동 중단(41.8%) 등으로 조사돼 최근 모기업의 공장가동 중단에 따른 발주물량 축소가 가장 큰 애로사항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연월차 사용 독려(50.6%), 가동중단(41.8%), 근무일수 축소(39.2%), 근로자 유급휴직(29.1%), 근로자 감원(26.6%) 등을 계획하고 있어 완성차 업계의 가동중단이 장기화 될 경우, 중소기업계도 숙련된 노동자들의 감원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 감원을 생각하는 경우 그 수준은 전체노동자의 19.4%이며, 임금삭감의 경우에는 평균임금의 17.7%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편 최근 협력 업체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지원을 필요로 하는 이유가 물품대금 결제(36.7%), 종업원 급여지급(16.5%), 시설투자(15.2%)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는 "특히 2, 3차 협력업체의 경우 금융기관의 대출만기 재연장 거부 등으로 금융지원을 받기 곤란한 실정이다. 최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펀드'가 조성되고 있긴 하지만 이 역시 1차 협력업체에 한정돼 있다"며 "이용 대상을 2, 3차 협력업체까지 확대해 원자재 확보마저 한계 상황에 처한 중소기업들이 기술개발과 인력개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들은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기간 연장 ▲금리인하 ▲운전자금 신규 대출 확대 등을 요구했으며 정부에 대해서는 ▲납품단가 연동제 ▲대금결제 지연 등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규제 강화 ▲정부의 저리 정책자금 지원 ▲금융권의 이자율 인하 유도를 요구했다.

 

청천동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H씨는 "정작 금융지원이 필요한 곳으로 가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의 자금줄은 더욱 타들어간다. 얼마 전 인천시에서도 6000억 규모의 자금을 풀었지만 과연 그 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작 돈이 필요한 기업은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이 요구하는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해 그 돈은 다른 데로 흐른다. 대통령까지 나서 중소기업자금 지원하라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눈먼 소리"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GM대우, #경제위기, #중소기업, #자동차산업, #부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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