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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대학가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학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한 대학 학내기구가 나섰다.

고려대학교 25대 학생복지위원회(아래 학복위)는 학교 주변 식당을 대상으로 '음식 재사용 거부 캠페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2차까지 완료됐고 늦어도 8월 안에 학교 주변 모든 식당에서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 학복위는 이 캠페인에 동의한 식당에 '음식 재사용 거부 서약서'를 넣은 액자를 주고 잘 보이는 곳에 걸도록 하고 있다.

김현진(정외과 04) 학생복지위원회 복지분과 위원장은 "(학교 근처) 식당에서 반찬을 재사용 하는 것 같다는 한 학우의 인터넷 글을 보고 캠페인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고려대 학복위가 벌이는 이 캠페인에 대해 고대 부근 참살이길 근처 식당 9곳, 이공계 근처 식당 2곳, 정문 근처 식당 9곳 식당이 동의한 상태다. 그러나 일부 식당에서는 아직 동의하지 않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려대 앞 한 음식점에 붙어있는 '음식 재사용 거부 서약서'
 고려대 앞 한 음식점에 붙어있는 '음식 재사용 거부 서약서'
ⓒ 편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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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각 , 그러나 위반 시 제재는?

학복위의 음식재사용 거부 캠페인에 동의해 서명을 한 바지락 칼국수집 사장은 "당장 나라도 식당에 가서 한 번 냈던 반찬을 다시 낸 것 같아 보이면 기분이 찝찝하다"며 "친자식 대하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하면 절대 재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점은 위반 시 대응책이 미비하다는 것. "사실 사전예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김현진씨 말이다. 그러나 위반 시 대응 방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재사용이 적발되면 항의방문하고 온라인/오프라인 자보 게시, 불매운동 등 여러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 학복위 측의 설명이다. 

식당가가 모여있는 학교 후문근처 방학이라서 학생들이 별로 없지만 평소에는 학생들로 넘쳐난다.
 식당가가 모여있는 학교 후문근처 방학이라서 학생들이 별로 없지만 평소에는 학생들로 넘쳐난다.
ⓒ 편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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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재사용하지 않으면 음식 단가는 상승?

학복위에서 추진 중인 음식물 재사용 거부 캠페인에 대해 김다영(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우는 "일단 잔반이 남지 않으며 재사용할 일도 없을 것 같다. 반찬이 많을 것 같으면 먼저 덜어달라고 말을 하든지 아니면 반찬이 남길 때 벌금을 받는 등의 일이 우선되면 재사용할 일도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학복위도 이번 주 안으로 학생들에게 인터넷이나 대자보를 통해 "일부 식당들의 재사용을 막기 위해서는 잔반을 남기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학생들에게 잔반을 남기지 말라"는 내용을 담아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캠페인에 대해 백은정(영어영문학)씨는 "재사용을 안하고 버리게 되면 그만큼 음식 단가는 올라가게 되지 않겠느냐"며 "식당의 음식 가격 상승에 대해 부정적인 학생들도 많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재사용은 하지 않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측면이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캠페인에 거부 의사를 밝힌 식당도 있다. 거부 의사를 밝힌 한 식당 주인은 "학생들을 위해 최대한 깨끗한 음식을 내놓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음식 재사용을 100% 안하겠다고는 양심상 서명할 수 없다. 서명을 해 준 식당 중에 음식 재사용을 100% 안하는 식당이 있을 거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캠페인을 하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제조원가가 높아지는 현재 상황을 학생들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 재사용 거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학생복지위원회http://kwell.cafe24.com/
 음식 재사용 거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학생복지위원회http://kwell.cafe24.com/
ⓒ 편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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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학복위에서는 자체적으로 학교 내의 식당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쇠고기 파동 등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그것을 학교 밖의 식당들로 확대한 것이다. 학우들의 안전을 지키려는 자체적인 움직임에 대해 학생들은 물론 주변 식당의 사장님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위 캠페인의 결과는 갱신될 때마다 고려대학교 학생복지 위원회 홈페이지, 고려대학교 자유게시판, 고려대학교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 디씨인사이드 고대 갤러리에 공개된다.
김현진씨는 "아직까지는 이런 캠페인을 하는 학교가 우리 학교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대학가에 전체적으로 퍼져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학복위는 '음식재사용 거부' 캠페인이 완료된 후 '화학조미료 사용 지양 협조' 캠페인과 '육류 원산지 표시' 캠페인들도 해나갈 예정이다.


태그:#음식재사용거부, #고대학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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