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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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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흥미로운 3주였다."

4일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직무대행의 임기가 끝났다. 3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문 대표는 전국을 종횡무진했다. 20일 남짓한 대표 직무 기간 동안 무려 열한 번이나 시민과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운동가의 심성이 있지 않는 한 어려운 일이다.

그는 지난 3일 국회 민주통합당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마냥 퍼질러 누워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며 "3주간 어떻게든 '반성하고 추슬러서 또 가기'를 실행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우리의 '멘붕(멘탈 붕괴)'이 너무 기니까 우리 스스로도 추슬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나로서의 반성과 전투력이랄까, 이 점을 보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번 총선 패배의 원인은 전략부족과 위기대응 부족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느닷없이 독재체제를 만들어 효율성을 즐기며 동시에 대선후보 후광도 이용했는데 민주당은 그게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압도적 1위 주자인 박근혜 위원장이 뛰었지만 민주당은 그렇지 못했다"며 "만일 민주당 대선주자 5~6명이 전국을 돌며 주말연속극 분량의 드라마를 두 번 찍으면 박근혜 위원장 저리 가라 정도는 됐을 텐데 그걸 못한 채 총선을 치렀다"고 아쉬워했다.

근 100일간 이어진 언론사 파업과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문제 등의 민생현안에 대해서는 박근혜 위원장이 정국을 주도하면서 2012년판 6·29 선언을 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문 대표는 "MB비리를 적당히 덮는 등 조만간 정치적으로 아주 절묘한 수가 나올 것"이라며 "1987년 6월 항쟁 이후 '호헌철폐 독재타도' 요구가 극심했을 때, 차기 대권 주자였던 노태우가 나서 '6·29 선언'을 했듯이 박근혜 위원장이 조만간 그 비슷한 무언가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해서는 "책임 있는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며 "통합진보당의 저 문제는 정말 민주주의 기초를 안 지킨 것이다. 무겁게 책임을 져야 한다. 안 그러면 회생이 안 된다"고 일갈했다.

그는 "당의 혁신과 통합운동으로 민주통합당이 만들어졌을 때 '아, 이제 70%는 됐다'고 생각했다. 웬걸? 30% 수준이더라"며 "당대표 출마 문제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당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이해찬 박지원 합의'가 나온 것은 "절차 관리가 잘 안된 것"이지만, "분명한 것은 당내 친노-비노 프레임을 깨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부터 이어져온 그 프레임을 털자는 것"며 "이 과정을 거치면서 결과적으로는 친노-비노 프레임이 상당히 없어졌다, 이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문 대표는 "지금까지 고통스럽게 논쟁했으니까 앞으로는 정치적 지향, 정책 지향으로 논의를 모아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경쟁하되 상처는 입히지 말자"고 말했다.

야권연대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문 대표는 "지난 총선의 야권연대는 사실 말도 안 되는 연대였다"며 "그래서 감동이 없었고, 당연히 표 결집효과도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권연대 효과가 예전에 비해 떨어졌다"며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현재 통합진보당이 갖고 있는 문제다. 저건 사안 자체가 너무 심각하다. 당분간은 그들의 자정능력을 믿고 기다리는 것 밖에 다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그는 ""네트워크 형태의 정당을 계속 얘기하고 다닐 것"이라며 "시민사회와 정당이 느슨한 형태로 묶이는 것, 어떻게 하면 시민사회에서 요구하는 정책들을 민주당이 받아서 구체적으로 실현할 것인가 그 점에 착목해서 계속 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멘붕' 길어져 스스로 추슬러야겠다 생각"

- 민주통합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았던 3주간의 활동을 마감했다. 소회가 어떤가.
"많이 배웠다. 거시든 미시든 정치 흐름을 배웠다. 아무리 임시라도 대표로서 법통을 잇고 있으니까 무엇이든 책임질 것을 생각해야 했다. 보고 듣고 판단하는 일들,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배웠다. 지난 1·15 전당대회 때 2등을 한 최고위원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저 한명숙 전 대표를 도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대표가 계신데 뭘' 그랬는데 그래선 안 되겠더라. 최고위원이어도 대표와 똑같은 수준으로 여러 가지 활동을 유지해야 도울 수 있더라. 단지 모시고 돕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았다. 굉장히 흥미로운 3주였다."

- 어떤 점에서 그토록 흥미로웠나.
"뭐랄까, 우린 이번 총선에서 졌다. 반성한다. 그러나 마냥 퍼질러 누워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내가 3주간 해야 할 것은 반성하고 추슬러서 또 가기. 기죽지 않고 또 가기.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이번 투표결과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희망이 있다. 물론 30대가 왜 무너졌나, 강원·충청·인천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그건 반성하고 조정해나갈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멘붕(멘탈 붕괴)'이 너무 기니까 우리 스스로도 추슬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나로서의 반성과 전투력이랄까, 이 점을 보이고 싶었다. 너무 기죽지 않는 모습을 다음 지도부에 넘겨드리면 될 거라 생각했다."

- 3주간 거의 선거일정에 맞먹는 수준으로 시민과 만났다.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뭔가.
"정말 거의 선거 유세 수준으로 다녔다. 오늘 나눈 시민과의 대화가 11번째였다. 주로 시민들이 묻는 건 '복지 예산이 가능한지'였다. 복지를 늘린다는데 결국 우리 세금 더 뜯어가는 거 아니야? 그런 불안이 작용한 것 같다. 새누리당이 잡은 분위기가 휩쓸린 거다. 새누리당은 합리적이고 우린 복지에 너무 많이 써서 과도하다는 느낌, 딱 시민들께 그런 걸 드린 거다. 그러나 우린 분명히 재정확보 계획도 제시했다. 부자감세 90조 원 철회, 4대강 23조 안 부으면 113조 마련할 수 있다. 그런데도 불안이 컸던 것 같다."

- 민주통합당은 지난 총선에서 졌다. 왜 졌다고 생각하나.
"큰 제목으로 보면, 전략 부족과 위기대응 능력의 부족이다. MB심판론과 미래비전 둘 다 민주당이 밀릴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말 바꾸기 전 정권 심판론과 MB심판론이 비등하게 가면서 결국 MB심판론이 실종됐다. 복지는 우리가 과다한 쪽으로 됐다. 공천과 정당개혁이 결과적으로 제대로 안 된 게 주는 실망감이 컸다. 강정마을과 한미FTA로 방어해 내지도 못했다. 원래 한미FTA는 공격 사안인데 수비 사안이 돼 버렸다."

-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내세운 인물 중 찍어줄 만한 사람이 없더라, 결국 공천의 문제를 제기하던데 그같은 비판에 동의하나.
"처음에는 민주당의 공천이 굉장히 잘못된 것 같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새누리당보다 우리가 나았다. 새누리당은 제수씨 성폭행, 논문 표절, 성상납 의혹에... 그렇지 않나? 다만 우리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새누리당 정도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독재의 효율성을 즐긴 거다. 대신 민주통합당엔 민주주의 비용이 들었다. 초반에 과다 단수공천 등의 전략 실수가 있었다."

- 제대로 된 전략이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총선기획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구조가 제대로 안 짜여져 있었다. 너무 상세하게는 말 못하겠는데. 음.... 아무튼 당의 전략에서 실패했다. 줄여서 얘기하면 전략 부족과 위기대응 부족이다. 또 하나는 새누리당이 느닷없이 독재체제를 만들어 효율성을 즐기며 동시에 대선후보 후광도 이용했다. 민주당은 그게 없었다. 그리고 정말 조심스러운데, 언론도 문제였다. 참여정부 말기에 그 말 써서 말할 때마다 조심스럽다. 하지만 이번 총선 때도 언론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어 버렸다. 편파보도가 더 심해졌다. MBC 노조가 이번 총선보도를 '편파왜곡보도의 백미'라 하지 않았나."

- 위기대응이 잘 안됐다는 점은 김용민 막말 파문 같은 걸 의미하는 것인가.
"그런 것이라 할 수 있다. 초반에 문제가 되면 즉시 이야기했어야 한다. 그런 것들이 잘 안 됐다. 대개 2~3일 지난 뒤 언론 등에서 맞을 거 다 얻어맞은 다음에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

- 김용민 막말 파문을 어떻게 처리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나도 문화 쪽에서는 전위적 활동을 많이 했다. 김용민은 언론에서 전위적이었다. 주어진 틀과 고정관념을 부수면서 활동했다. 그런데 가장 검열이 심한 정치로 옮겨오려 했던 게 무리였다. 그런데 김어준 인터뷰를 보니 상대를 향해 도전하는 게 나꼼수의 존재방식이더라. 정봉주가 구속 당한 건 즉 1명이 사살 당한거나 마찬가지니까 계속 상대를 향해 도전하게 된다. 그래서 무리한 줄 알면서도 (이번 총선 때도) 추진했을 것이다."

- 김용민 막말은 민주통합당 당내 후보검증 과정에서 스크린이 제대로 안 됐던 것인가.
"김용민 막말은 검색해도 안 나왔다. 그럼 그 녹음이 어디서 나왔을까. 정보기관에서 나왔을 것이다. 김용민의 막말은 김용민도 기억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만일 그런 걸 미리 알고 있었다면 공천 안 했을 것이다. 김용민 자신도 출마 생각 안했을지 모른다. 어쨌든 여러 가지가 누적된 게 터졌다. 그러면 당은 빨리 무언가 결정했어야 한다. 그런데 여러 의견이 있으니 계속 결정이 늦어졌다. 그래도 뭐라도 했어야 했다."

"왜 부산에 갔냐고... 선거 끝나니 속이 후련하다"

4일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이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국회 당대표실에 들어서고 있다.
 4일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이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국회 당대표실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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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건 결국 전략의 승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새누리당 독재체제는 해괴하기 짝이 없다. 명백히 친이와 친박으로 갈린 정당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친박이 100% 독재를 할 수 있었을까. 그건 친이와 친박의 거래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친이계 의원들에게 탈당하지 말라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독재효율이다. 마음에 안 들면 자른다. 그러나 우리는 집단지도체제다. 총선 앞두고 당권과 대권이 분리돼 있다. 총선 공천권을 가지고 원만하게 운영한다? 하느님이 와도 안 되는 일이다. 대권, 당권의 분리안이 미스(실수)였다는 건 통합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대선주자인 손학규 대표가 그 안을 관철하려 했다면 아마 통합이 안 됐을 것이다. 그래서 손 대표가 말도 못 꺼낸 것이다."

- 친이-친박간 거래가 있었다고 의심한다고 했는데, 무슨 거래가 있었다고 보는 건가?
"박근혜 위원장이 MB비리를 적정선에서 덮고 간다는 등일 것이다. 나는 조만간 정치적으로 아주 절묘한 수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언론파업이 심각한 상태고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문제가 또 다시 MB정권에 대한 반감을 사게 하고 있다. 박 위원장이 나서서 '검역 중단'을 주장하지 않았나. 1987년 6월항쟁 이후 '호헌철폐 독재타도' 요구가 극심했을 때, 차기 대권 주자였던 노태우가 나서 '6·29 선언'을 했다. 박근혜 위원장이 조만간 그 비슷한 무언가를 할 것 같다. 6·29 선언 스타일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들이 전혀 안보였던 총선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맞다. 새누리당은 압도적 1위 주자인 박근혜 위원장이 뛰었다. 우리는 여러 명 된다. 집중될 수 없다. 그러나 거론되는 5~6명이 전국을 돌며 주말연속극 분량의 드라마를 두 번 찍으면 박근혜 위원장 저리 가라 정도는 됐을 것이다. 그런데 그걸 못한 채 총선을 치렀다."

- 이번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은 지역은 PK(부산경남)다. 그러나 졌다. 왜 졌다고 생각하나.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부선에서 얻은 득표율이 29%였다. 이번에 엄청 바뀌었다. 박근혜 대표가 수도권 젊은 세대에게는 전혀 지지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또 확인했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지지자는 총집결했다. 여론의 흐름에 따라 보수가 결집했다. 그러나 부산 평균 민주당 득표율이 7~8%p 오르고 북강서을은 12%p 올랐다. 그런데 저쪽이 이겼다.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어려운 것이다. 그럼에도 노무현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졌지만 문재인 상임고문은 이겼다. 굉장히 발전한 것이다. 그 어렵다던 부산을 돌파한 것이다."

- 부산 낙동강벨트 전략의 성패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문 상임고문이 대선출마의 시기선택을 총선 이후로 설정한 것 같다. 그렇게 판단하고 움직였다. 그러나 이제는 앞이 중요하다. 김영춘 전 의원이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말했듯 적극적으로 가는 게 좋다."

- 부산 북강서을에서 낙선했는데, 차라리 수도권에서 출마할 걸 하는 후회는 없나. 
"선거 끝나고 서울에 오니까 '왜 거기에 출마했냐' 소리를 들었다. 내가 부산에 간 이유가 있다. 나는 정치 정상화를 위해 나선 것이다. 한국정치가 비정상으로 흐는 핵심 고리가 지역주의에 있다. 그런 점들에 대해 이번 선거에서 나는 원없이 말했다. 그렇게 선거를 치르고 나니까 속이 후련하다. 2002년 대선 때부터 마음 속에 맺혔던 응어리 같은 게 싹 씻겨나간 느낌이다."

"'이해찬-박지원 연대', 절차 관리 안됐지만 뜻은 이해간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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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내대표 경선을 앞둔 시점에 '이해찬-박지원 합의'가 문제로 지적됐다. 이 문제를 어떻게 판단하나.
"절차 관리가 잘 안됐다. 그건 분명히 맞다. 그러나 두 분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은 이해된다. 친노-비노 프레임은 열린우리당 때부터 켜켜이 쌓여서 풀리지 않는 것이다. 정말 풀기 불가능한 부분이다.

언론 입장에서는 그 프레임이 무지하게 재밌겠지만 사실 그 프레임은 당내에서 무의마하다. 물론 당내 자신의 위치 때문에 그 프레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 프레임이 계속 존재하는 상황에서 민주정부가 세워진다면 그 정부 또한 괴로울 것이다.

이번 논란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모르겠다. 다만 그 프레임을 털자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다들 손익계산을 해볼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친노-비노 프레임이 상당히 없어졌다, 이렇게 되기를 바란다. 고통스럽게 논쟁했으니까. 정치적 지향, 정책 지향 이런 부분으로 논의를 모아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비용을 많이 지불하지 않았나. 무엇보다 나는 통합운동을 한 사람이다. 통합효과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경쟁하되 상처 입히지 말자."

- 내달 9일로 예정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인가?
"고민 중이다. 나는 당의 혁신과 통합운동으로 민주통합당이 만들어졌을 때 '아, 이제 70%는 됐다'고 생각했다. 웬걸? 30% 수준이더라. (웃음) (만일 내가 당대표에 출마한다면) 그것은 운동의 연장선이다. 대선까지는 거쳐야 통합의 윤곽이 잡힐 거라 생각한다.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하고 새롭게 당을 착근시켜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6월 9일에 당 지도부가 뽑히면 막바로 대선 경선이다. 대선이나 끝내놓고 그런 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국민의 명령 시절부터 치면 나는 1년8개월간 이 일을 하고 있다. 솔직히 참 힘들다. 더군다나 나는 부산 북강서을을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다. 국회의원은 중앙정치, 지역예산, 지역구 유권자와의 친교 이렇게 삼박자로 잘해야 한다는데 난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이 4일 저녁 부산 북구 화명동 집중유세에서 북강서을에 출마한 문성근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배우 명계남씨와 개그맨 노정렬씨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이 4일 저녁 부산 북구 화명동 집중유세에서 북강서을에 출마한 문성근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배우 명계남씨와 개그맨 노정렬씨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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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6·2 지방선거 때는 야권연대로 야권 전체가 상당히 선전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어땠다고 평가하나.
"지난 총선의 야권연대는 사실 말도 안 되는 연대였다. 급하게 했다. 그래서 감동이 없었다. 당연히 표 결집효과도 떨어졌다. 연대해서 몇 군데 당선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효과가 예전에 비해 떨어졌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현재 통합진보당이 갖고 있는 문제다. 저건 사안 자체가 너무 심각하다. 당분간은 그들의 자정능력을 믿고 기다릴 밖에 다른 수는 없다."

"진보당 부정선거, 민주주의 기초 안 지킨 것"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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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당 부정선거 문제는 어떻게 정리하는 게 정치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나?
"책임 있는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내가 뭐 다른 정당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저 문제는 정말 민주주의의 기초를 안 지킨 것이다.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해 무겁게 책임을 져야 한다. 안 그러면 회생이 안 된다."

- 민주통합당은 공천 후유증과 '이-박 합의'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았고, 통합진보당은 비례대표 부정선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민주진보 정치 전체가 위기의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돈다. 민주진보 정치가 어떻게 해야 새로운 비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나.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내가 국민의 명령을 만들고 혁신과 통합 운동을 주도한 건 어떻게 하면 우리 국민들이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길을 열 것인가였다. 직접민주주의를 제도 안에서 정착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현재 우리 민주-진보 정당의 현실을 보면, 진보당은 진성당원제에서 요지부동이다. 민주당도 통합과정에서 직접민주주의체제에 대한 전망을 내놓지 못했다. 내가 이상주의자일 수도 있다. 과연 직접민주주의 요구가 정당정치 안에서 구현될 수 있을까? 사실 잘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국정치의 답은 직접민주주의에 있다고 생각한다."

- 예전에는 사람들이 민주당을 욕했다. 그러나 요즘은 그 욕조차 하는 사람들이 없다. 마음이 떠났다는 얘기다.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정치인은 욕먹어 싸다. 정치인들이 잘못해서 망가트린 측면이 있는데, 시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절대 고칠 수가 없다. 예전에는 민주당 하면 호남당, 빨갱이당 했지만 지금 그런 말 못한다. 나는 지금 우리 정치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네트워크 형태의 정당을 계속 얘기하고 다닐 것이다. 시민사회와 정당이 느슨한 형태로 묶이는 것, 어떻게 하면 시민사회에서 요구하는 정책들을 민주당이 받아서 구체적으로 실현할 것인가 그 점에 착목해서 계속 운동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학영 선배(전 한국YMCA연맹 사무총장, 경기 군포 당선자) 손을 잡고 전국을 다닐까 생각해봤다. 어떻게 하면 시민이 정치 안으로 들어와 함께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것인가, 나는 계속 그 일을 해야한다. 내가 민주통합당 안에 들어온 것도 결국은 그 운동의 연장선이니까."

- 야권통합운동도 계속 하는 건가?
"통합진보당은 지난 1·15 전당대회 직후인 1월 16일 공식적인 문서로 통합을 거절했다. 명백하게. 안 되는 거다. 지금 이 상태로는. 그러나 일단 '진보당 사태'가 났기 때문에 자정능력을 보고, 이후 공동정부든 후보단일화든 해야한다. 그런데 나는 완강한 벽을 느꼈다. 왜 그랬는지는 알지만. 여하튼 통합은 진보당이 거절했으니 접어두고, 우리는 혁신정당으로 만들어질 민주정부를 어떻게 세우느냐 그 점에 집중해야 한다."


태그:#문성근, #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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