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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예산안의 여당 단독 통과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꼭 들어가야 할 민생 예산은 소홀히 취급되는가 하면 여당 실세 의원 지역구에는 막대한 예산 몰아주기 행태가 드러나면서 국민적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올해 예산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도 어김없이 심한 몸싸움이 벌어져 국민들이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서 여당의 실세중에 실세라고 하는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 예산이 지역별 SOC 예산 가운데 천 억이 넘어 단연코 전국 최고액수란 보도가 나왔다. 언론에 따르면, 이상득, 이병석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포항·울릉에는 1430억이 증액됐다. 이때문에 정치권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8일 오후 한나라당이 2011년 예산안을 강행처리하기 위해 야당이 점거농성중인 국회 본회의장에 진입하면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본회의장앞 로텐더홀에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며 몸싸움을 지켜보고 있다.
8일 오후 한나라당이 2011년 예산안을 강행처리하기 위해 야당이 점거농성중인 국회 본회의장에 진입하면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본회의장앞 로텐더홀에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며 몸싸움을 지켜보고 있다. ⓒ 권우성

이상득 의원은 올해 78세다. 그래서 정가에서는 "이상득 의원이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지역구에 마지막으로 선심한번 쓰고 물러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소위 '공정사회'를 주창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형이 되는 사람은 적어도 타의 모범은 못 될망정 남의 오해나 비난을 살 일은 조심해야 한다.

이상득 의원이 이번에 챙겨간 지역 예산 내용을 살펴보니까 울산~포항고속도로 건설, 오천~포항시계 국도건설 , 포항~삼척 철도건설, 울산~포항 복선전철 등 대부분이 도로와 철도 등 SOC 관련된 비용이다. 이 밖에도 포항공대 '4세대 방사광 가속기' 구축 사업비, 그리고 포항 과메기 산업화 가공단지 10억 원이 신설되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어느 지역이든 도로 철도 등 SOC 수요가 있다. 포항지역이 타지역보다 SOC수요가 더 많다고 볼 수 있는 타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지금까지의 과정들을 봤을 때, SOC 예산은 국회의원들의 생색내기용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포항공대 '4세대 방사광 가속기' 구축 사업은 관련 과학계에서조차도 과잉, 중복 또는 낭비성 투자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따가운 비난 여론에 대해 이상득 의원실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예산의 대부분은 철도 예산으로 이병석 의원 지역구에까지 걸쳐 있는 것들"이라며 모든 예산을 다 이상득 의원 지역구와 결부시키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또 "기존 사업의 연속성 성격의 예산도 많다"고 덧붙였다.

날치기 예산파동 속, 결식아동급식 지원예산 0원

그러나 사실 지금 전국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가 많아져서 국가적으로 큰 근심거리다. 심지어 공무원 월급도 제때 못주는 지자체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란다. 전국적으로 포항보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가 많다. 포철이라고 하는 거대 국가기간망 사업까지 갖고 있는 포항에 천억 원이 넘는 국가 예산을 배정한다는 것은 불공정한 예산배정이란 지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지자체의 의견이다.

더욱이 이번 날치기 예산파동 와중에서 12세 이하 영유아의 필수 예방접종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 드러났고 또 결식아동 급식지원 예산도 0원으로 전액 삭감된 것이 드러났다.

이상득 의원 본인은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다고 억울해 하겠지만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예산과 결식아동 방학기간 급식비로 지급돼야 할 예산을 자신의 지역구로 챙겼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7일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하청을 받았는지, 야당 민원 챙겨줄 테니 무조건 '형님 예산'만은 살려달라고 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것을 볼 때 대통령을 동생으로 둔 이상득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이 이번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이상득 의원은, 본인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민간인 불법사찰의 배후로도 일각에서 의심받고 있다. 이상득 의원이 보좌관으로 데리고 있던 박영준씨가 개입된 정황들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검찰의 부실수사에 대해선 여당 내 지도부 일각에서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제 이상득 의원은 누가 불법과 탐욕의 정치인이라고 비판해도 그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이명박 정부의 공정사회 국정운영기조에도 맞지 않는 이번 자신의 지역구 예산 과다 책정에 대해 당사자인 이상득 의원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분명히 해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동생인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공정사회 구호는 힘있는 자들의 잇속 챙기기를 포장하기 위한 기만적 구호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만인이 주지하다시피 우리 사회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종이다. 나라의 지도급 인사들의 군미필 사실이 드러나면서 젊은이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실망하고 있다. 이유야 어쨌든 대통령의 친형이 어려운 나라살림에서 상대적으로  막대한 예산을 자기 지역구로 챙겨가는 이런 사회에서, 진정한 나라의 미래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포항공대 가속기#형님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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