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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주요기사로 취급한  미국 CNN 홈페이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주요기사로 취급한 미국 CNN 홈페이지 ⓒ CNN
대부분의 영어권 언론들이 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지칭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2일 검색 사이트 구글에서 '일본해'를 지칭하는 키워드 'sea of japan'으로 검색을 해본 결과, 지난 하루동안 '일본해' 관련 기사는 총 591건이었던 반면, 동해를 지칭하는 'east sea'를 대입시켰을 때 검색된 기사는 5건에 불과했다. '동해' 기사 5건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영문판(각 2건)과 <워싱턴타임스> 기사였다.

1일 이 지역의 최대 이슈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였음을 감안하면, 거의 모든 영어권 언론들이 이번 사건이 '일본해'에서 일어났다고 보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 사회에서 한일간의 외교력 차이를 생각해서라도 '591 대 5'는 선뜻 납득할 수 없는 결과이지만,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은 분명하다.

우선 '북한 미사일 발사'를 처음 보도한 매체가 일본의 교도통신이라는 사실이 이번 사건의 성격을 크게 좌우했다. AP와 로이터, AFP 등 주요 외신들이 사건 초기에 "미사일이 일본해를 향해 발사했다"는 교도통신 보도를 그대로 인용했기 때문이다.

CNN 방송앵커(프레드리카 윗필드)가 1일 국제안보전문가와의 대담에서 "이번에 '일본해'로 발사된 미사일이 단거리용으로는 가장 멀리 날아간 게 아니냐?"고 묻는 등 미국 방송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고, 중국의 신화통신도 이같은 표기를 그대로 따랐다.

부시 행정부의 '실세' 앤드류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은 동해가 일본해라고 '확인'해주기까지 했다. 카드 비서실장은 CNN 대담 프로그램에 나와 "It appears that there was a test of a short-range missile by the North Koreans and it landed in the Sea of Japan (북한이 시험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이 '일본해'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반응을 주시하던 외신들이 카드의 발언을 그대로 보도했음은 불문가지이다. 부시 행정부의 '친일' 외교와 상관없이 미국 고위관리의 무의식적인 발언은 일본이 오랫동안 쌓아온 영향력을 반영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사이버 민간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이번 건이 아니라도 지난 6∼7년간 주요외신들이 '동해'보다는 '일본해'를 선호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인터넷이 본격화되기 이전까지의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에 어느 정도 '면죄부'를 줄 수 있지만 '동해' 표기에 있어서 여전히 방어적 대응에 머문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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