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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거제건립추진위원회가 5월 9일 거제시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 구연철 선생이 발언하고 있다.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거제건립추진위원회가 5월 9일 거제시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 구연철 선생이 발언하고 있다.
ⓒ 민주노총 거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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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거제건립추진위원회는 5월 9일 거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거제건립추진위원회는 5월 9일 거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민주노총 거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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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때 '군함도'로 불리는 일본 하시마(端島)섬 탄광에 먼저 갔던 아버지를 따라 할머니‧어머니와 함께 들어가 9~15살까지 어린 시절을 보내고 해방을 맞아 귀국했던 구연철(94‧부산) 선생이 "조선 땅에서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건립을 왜 반대하느냐"고 되물었다.

구연철 선생은 9일 오전 거제시청 앞에서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거제건립추진위원회(아래 건립추진위)'가 노동자상 건립을 촉구하며 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발언했다.

구 선생은 "군함도에 강제동원 되었던 조선인들은 그때 어리면 저보다 한 두 살 많거나 또래도 있었다. 당시 조선인들은 제대로 밥도 먹지 못하면서 착취를 당했다"라며 "조선 땅에서 조선 사람들이 그 분들을 기리는 노동자상을 만들어 세우려고 하는데 왜 반대하느냐. 한 마디로 어이가 없다"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거제지부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건립추진위'를 결성해 모금 등 과정을 거쳐 노동자상을 제작했다. 건립추진위는 장승포 거제문화예술회관 소공원에 있는 평화의소녀상 옆에 노동자상을 건립하려고 했다.

그런데 거제시 공공조형물심의위원회가 두 차례 심의를 열어 '불허'했다. 해당 지역에서 일부 '반대 민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립추진위는 회견문을 통해 국민의힘 서일준 국회의원(거제)을 두고 "후보 시절, 지역의 강제동원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지역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동자상 건립운동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했다. 이것이 표를 얻기 위한 거짓된 답변이 아니라면, 집권 여당의 위원장이자, 지역 의회정치의 대표답게 해결방안을 모색하는데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무대응 시간 끌기로 방해하지 않기를"

구연철 선생의 발언을 언급한 이들은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과 착취, 인권 유린을 직접 경험했던 선생님께서 직접 말씀해주시듯,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의 역사를 우리 지역에서 기억하고 증명하는 것은 우리 사회 모두가 나서야 할 사안이다. 거제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치하하지는 못할망정, 더 이상 무대응 시간 끌기로 방해하지 않길 바란다"라고 했다.

박종우 거제시장을 두고는 "무책임한 시간끌기를 규탄한다"라며 "지역의 불필요한 갈등을 역사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조속히 마무리 짓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건립추진위는 "무대응, 무책임, 시간끌기로 책임회피하는 박종우 거제시장 규탄한다", "진실을 외면하지 말라. 박종우 시장이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하라", "지역의 불필요한 갈등 해결을 위해 서일준 국회의원의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건립추진위는 제작된 노동자상을 트럭에 실어 거제시청 주차장에 차량을 세워 두었고, 4월 22일부터 매일 집회를 열어오고 있다.

태그:#군함도,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거제시, #구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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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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