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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의 예비 꼬마작가를 만난 것은 지난 17일 오후였다.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자신들을 서산시 성연면에 사는 초등학생 어린이라고 소개했다. 그들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서산문화회관에서 '세상을 그리는 아이들'이란 주제로 작품전시를 하는 학생들이다.

기자를 만난 아이들은 전시회 포스터와 함께 "초대할 테니 꼭 방문하여 중학교 가서도 공부 때문에 그림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어른들에게 잘 전해달라"고 말했다. 그때였다. 한 학생이 '세상을 그리는 아이들' 전시회를 하게 된 구체적인 내용이 빼곡하게 적힌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저희는 그림 그리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어린이'라는 서두로 시작된 편지였다.
많은 사람이 자신들의 그림을 보면서 잘 그렸다고 칭찬을 할 때마다 꿈속을 걷는 것 같아 어깨가 으쓱해진다는 내용과 함께, 오래오래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소망이 담겨있었다.

많은 사람이 그림을 보러와서 자신들처럼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글과 함께 학생이 되고, 어른이 돼서도 지금처럼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대통령님, 문화체육부 장관님, 국회의원님, 서산시장님을 초대하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앞으로도 더욱 멋진 세상을 캔버스에 담아 우리가 그린 세상을 아름답게 디자인하며 살아가고 싶은 게 소망"이라고 전했다.
 
"아이들이 가진 재능...경제적 가치 창출로 이어지기를"

예비 꼬마작가들의 전시에는 지역의 미술학원 한현진 원장의 도움이 있었다. 그녀는 아이들의 바람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힘 보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림을 그리는 게 행복한 아이들이 있다. 그럼에도 교육현실이 녹록지 않다 보니 아이들의 부모님께서는 그냥 어릴 때 취미 정도로 생각하고 계셨다. 사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저를 최고라고 부르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을 달리했다. 이번 전시 계기가 바로 아이들에게 다른 길을 열어주기 위해 도움을 준 거다. 그것이 바로 그림의 상업화다.

그림에 가치를 매기고 제품으로 만든다는 것에 거부감을 표현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른다. 하지만 그냥 혼자 그리고, 혼자 보는 그림은 힘이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보여 지고, 공감을 얻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제라는 힘을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 서산지역의 관광지, 농수산물 등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제품으로 만드는 전시회를 마련하게 됐다."


이어서, 재능있는 아이들이 갈 곳이 생기기를 바라본다는 한현진 원장은 마지막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특별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은 자신의 재능을 계발할 수 있는 소위 명문 학교를 찾아 태어나고 자란 지역을 떠난다. 그리고 그렇게 떠난 친구들은 자신의 재능을 펼치기 좋은, 더 좋은 환경을 찾아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될 것이다. 부모님들은 교육비 외 생계 유지비를 부담하는 등 가정의 문제가 발생한다. 나아가 지역은 젊은 인재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또 다음은 어린아이들을 가르칠 선생님이 없어 다시 선생님을 찾아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것은 이미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다.

이런 문제를 직접 나서서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작게나마 이번 전시가 아이들 손 잡고 부딪쳐 보는 첫 번째 단초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 아이들이 가진 재능으로 서산을 더욱 아름답고 흥미로운 도시로 디자인하고 농수산산업, 관광산업, 지역의 특수성을 살린 제품을 만들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 이것이 이번 전시의 목표다. 아무쪼록 이번 전시가 아이들에게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꿈이 현실이 되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6인 꼬마작가들 "작품 보러 꼭 오세요~"

아래는 '세상을 그리는 아이들'의 주제로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성연초등학교 2학년 조하준·오주환, 3학년 조윤성·김민주, 5학년 최소윤, 6학년 김시우 군의 초대인사말이다.
     
(왼쪽부터) 2학년 조하준, 2학년 오주환, 3학년 조윤성
 (왼쪽부터) 2학년 조하준, 2학년 오주환, 3학년 조윤성
ⓒ 최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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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준
"저는 파충류를 좋아합니다. 서산에는 파충류를 볼 수 있는 곳이 여러 군데 있어요. 그래서 파충류를 그려보았습니다. 저처럼 파충류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제가 그린 파충류 그림도 보여주고 직접 파충류도 함께 보러 가고 싶어요."
      
▲오주환
"저는 그림 그리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어요. 특히 물고기를 그리는 건 정말 좋아요. 태안 바다에서도 이렇게 물고기랑 거북이를 볼 수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조윤성
"저는 예쁜 그림을 그리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래서 꽃을 그려보았습니다. 꽃을 그리기 위해 자료를 찾으면서 서산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서산에서 예쁜 꽃을 그릴 수 있어 너무 행복해요."
 
(왼쪽부터) 3학년 김민주, 5학년 최소윤, 6학년 김시우
 (왼쪽부터) 3학년 김민주, 5학년 최소윤, 6학년 김시우
ⓒ 최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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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무슨 그림을 그릴까 많이 고민하다 서산에 류방택천문관이 있는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서산에 별이 놀러 오면 좋을 것 같아서 별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게 되었어요. 별도 달도 놀러 오는 서산에 많은 사람들(관람객)이 놀러 오면 좋겠어요."
 
   
▲최소윤
"저는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가장 좋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에게 제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그릴 때 느끼는 마음들을 여러 사람과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김시우
"사물들을 보는 순간 그 사물들에게 눈코입이 생기고 손과 발이 생겨 저에게 말을 거는 상상을 합니다. 상상 속에 사물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태그:#세상을그리는아이들, #서산성연초등학교꼬마작가, #서산문화회관, #예비꼬마작가6인의‘세상을그리는아이, #서산미술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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