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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현지 시각 9일 오후(한국 시각 10일 오전) 미국 '기후주지사'라는 별명을 가진 제이 인즐리(Jay Inslee) 미국 워싱턴주 주지사를 만나, 경기도 발달장애인(2급)인이 직접 그린 '재두루미' 그림을 선물로 건넸다.
 '기후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현지 시각 9일 오후(한국 시각 10일 오전) 미국 '기후주지사'라는 별명을 가진 제이 인즐리(Jay Inslee) 미국 워싱턴주 주지사를 만나, 경기도 발달장애인(2급)인이 직접 그린 '재두루미' 그림을 선물로 건넸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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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두루미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으로, 환경보호의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제이 인즐리(Jay Inslee) 미국 워싱턴주 주지사에게 경기도 발달장애인(2급)인 강태원 작가의 재두루미 그림을 건넸다. 선물의 의미와 작가에 대한 설명을 들은 인즐리 주지사는 "정말 고마운 선물이다. 작가의 주소를 알려주면 (감사) 편지를 쓰고 싶다"고 감격했다.

인즐리 주지사도 김동연 지사에게 답례로 자신이 직접 그린 워싱턴주의 유명한 관광지 레이니어산(Mount Rainier) 전경을 선물했다. '만년설'로 유명한 레이니어산의 빙하가 기후변화로 인해 매년 눈에 띄게 녹아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논문에 따르면 레이니어산은 1900년 이후 전체 얼음의 절반 이상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즐리 주지사는 어렸을 때 부친과 레이니산에서 쓰레기 줍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환경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

'기후도지사'를 선언한 김동연 지사가 현지 시각 9일 오후(한국 시각 10일 오전) 미국 '기후주지사'라는 별명을 가진 인즐리 주지사를 만나 기후위기 대응 관련 지방정부의 리더십과 역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특히 두 사람은 양 지역의 기후대응 관련 정책을 소개하며 기후위기 공동 대응에 인식을 같이하는 한편,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실무협의회 구성에도 의견을 모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인즐리 주지사는 하원의원 시절부터 청정에너지와 환경 문제 분야의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면서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인연이 돼 이번 방문이 성사됐다. 오늘을 계기로 워싱턴주와 기후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 지역주민, 청년 간 교류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연의 '클라이밋 디바이드', 인즐리의 '건강한 환경을 위한 법'은 닮은꼴

국제교류 협력 강화와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김동연 지사는 이날 워싱턴주 상무부 시애틀 사무실에서 인즐리 주지사를 만났다. 인즐리 주지사가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올림피아(Olympia) 워싱턴주 청사에서 일부러 김 지사를 만나기 위해 달려온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8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십 트레이닝(Climate Reality Leadership Training) 행사에서 처음 만나 9개월 만에 재회했다. 경기도지사의 워싱턴주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양 지역 간 교류의 물꼬를 텄다는데 점도 큰 의미가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23년 8월 1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서울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십 트레이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23년 8월 1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서울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십 트레이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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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지사는 이날 인즐리 주지사에게 "워싱턴주가 하고 있는 기후약속법(Climate commitment act)과 건강한 환경을 위한 법(HEAL. Healthy Environment For All) 같은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환경문제와 기후변화 대응에 선두 주자인 워싱턴과 경기도가 정책 협력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기후약속법은 대기오염정화보조금, 주 전역 전기충전소 설치, 배출량 제한거래 프로그램 등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완전 차단을 목표로 하는 정책이다. 건강한 환경을 위한 법은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특히 이 법은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통해 얻은 혜택을 취약계층과 함께 나눈다는 점에서 김동연 지사의 클라이밋 디바이드(기후변화 격차) 해소와 일맥상통한다.

김 지사는 인즐리 주지사에게 지난해 8월 '클라이밋 리얼리티 리더십 트레이닝'에서 자신이 발표한 내용을 재차 언급하면서 양 지역 간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해 8월 김동연 지사는 전 세계 기후 위기 대응 멘토로 활동 중인 앨 고어(Al Gore) 전 미국 부통령, 인즐리 주지사와 함께 기후 위기 극복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당시 김 지사는 "정권이 바뀌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이지 않은 정부가 들어설 때가 있어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기후 위기 대응, 신재생에너지 정책 등의 '퇴행'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앨 고어 전 부통령도 지방정부의 중요성에 대해 적극 공감하며 "함께 온 인즐리 주지사는 미국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적극적인 주지사다. 주 정부들이 중앙정부보다 기후변화 대응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많은데 인즐리 주지사가 그 대표적 사례"라고 소개했다.

인즐리 주지사는 "화석연료 탈피의 시급성과 청정에너지 산업의 일자리 창출 잠재력을 아는 지자체장을 만나면 항상 영감을 받는다"라며 "양 지역은 서로에게 배우고 공유할 점이 많다. 경기도와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앞으로도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당시 김동연 지사는 기후 위기 극복 방안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 기후변화 대응 능력에 따른 격차 문제 해소 등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지사는 기후변화 격차와 관련 "정보통신 기술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간에 생기는 양극화 문제처럼 소위 말하는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서도 기후변화로 인해서 생기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경기도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즐리 주지사는 "기후변화 격차가 특히 중요한 말씀인 것 같다"라며 적극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한국 '기후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미국 '기후주지사' 제이 인즐리(Jay Inslee) 워싱턴주 주지사가 현지 시각 9일 오후(한국 시각 10일 오전) 워싱턴주 상무부 시애틀 사무실에서 만나 기후위기 대응 관련 지방정부의 리더십과 역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한국 '기후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미국 '기후주지사' 제이 인즐리(Jay Inslee) 워싱턴주 주지사가 현지 시각 9일 오후(한국 시각 10일 오전) 워싱턴주 상무부 시애틀 사무실에서 만나 기후위기 대응 관련 지방정부의 리더십과 역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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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후주지사와 한국 기후도지사가 만난 날... '기후국회' 변화 기대"

김동연 지사는 이날 인즐리 주지사에게 "8월 경기도에서 열리는 기후테크컨퍼런스에 주지사님과 워싱턴주의 관련 기업과 스타트업을 초청하고 싶다. 실무를 담당할 워킹그룹을 만들어 논의를 이어가자"고 요청했다.

이에 인즐리 주지사는 "좋게 말씀해 주셔서 영광이다. 정책을 시행하면서 얻은 소득과 경험들이 많이 있다. 공유해 드리겠다"면서 "콘퍼런스 초청은 굉장히 좋은 생각이다. 워싱턴에 분명히 관심 있는 기업이 많을 것 같은데 홍보를 잘하도록 하겠다. 저는 일정 때문에 원격으로만 참여가 가능할 것 같다"며 적극 화답했다.

실무협의체 구성에도 두 사람은 의견을 같이해 조만간 양측 실무단의 만남이 있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동연 지사는 이날 SNS에서 "미국의 기후주지사와 한국의 기후도지사가 만났다. 워싱턴주와 경기도는 '기후대응 선도 지방정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지난해 8월 만남 때 인슬리 주지사에게 이야기했었던 '기후 양극화' 문제에 대해 워싱턴주는 '건강한 환경을 위한 법(HEAL act)'으로 기후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특히 "같은 시각, 한국에서도 의미 있는 만남이 있었다"면서 국회 차원의 '상설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설치를 촉구한 10명의 국회의원·당선인들의 이름을 나열했다. 김 지사는 "기후대응 이슈로 모든 원내정당의 당선인들이 한데 모인 것은 국회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여야와 진영을 떠난 초당적 협력으로 22대 국회는 '기후국회'로 변화하기를 기대한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협력이 오늘 여의도와 경기도, 워싱턴주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연 지사는 마지막으로 지난해부터 경기청년 사다리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워싱턴대를 언급하며 "경기도 청년들이 워싱턴대학에 온다. 청년들 오면 주 청사 방문이나 경험 등에 신경을 써달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인즐리 주지사는 미국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성향의 정치인으로 꼽힌다. 하원의원 시절부터 청정에너지와 환경문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주지사 부임 후 풍력에너지 산업 구축, 태양열.전기 자동차 사용 증대, 탄소중립, 2045년까지 청정에너지 100% 전환 등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2020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낙선했다. 청정에너지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책 <아폴로의 불 : 미국 청정에너지 경제 촉발>(2007)을 공동 저술했다.

태그:#김동연, #제이인즐리, #기후도지사, #레이니어산, #워싱턴주시애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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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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