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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S초가 지난 18일 보낸 가정통신문.
 강원 S초가 지난 18일 보낸 가정통신문.
ⓒ 교육언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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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체험학습 도중 일어난 돌발 사고로 제자를 잃은 강원지역 초등교사 2명이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체험학습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9일 교육언론[창]은 강원도 S초등학교 교장이 지난 18일 학부모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 '1~5학년 체험학습 취소 안내'를 살펴봤다. 이 가정통신문에서 교장은 "2024학년도 1~5학년 체험학습 운영에 관해 안타깝지만 취소되었음을 안내해드린다"면서 '체험학습 추진 경과와 취소 경위'를 설명했다.

경과 설명을 보면 이 학교는 지난 11일 학교 운영위에서 1~5학년 체험학습 계획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체험학습 안전 협의'를 위해 모인 교원협의에서 다음과 같은 의견이 제시된다.

"체험학습 중 학생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교사가 과실치사 기소되어 1심 공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에 대한 보호대책 없이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하는 것이 염려된다는 다수 의견이 제기됐다."

다음 날인 17일 열린 학년팀장 협의에서는 체험학습 취소를 건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교장은 같은 날 "학생 복지를 위해 위와 같이 체험학습을 추진했으나 안전사고 발생에 관한 교원의 불안감 해소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교원의견을 수렴하여 현장체험학습 잠정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체험학습 사고... 교사 중과실 없다면 면책해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 18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안전법 개정을 요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 18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안전법 개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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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커뮤니티에서도 체험학습 지도교사에 대한 과실치사 재판 사실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교사는 "무서워서 체험학습을 갈 수가 없다"고 적었고, 또 다른 교사는 "체험학습 가서 아이가 넘어져서 혹이 엄청 크게 났는데 얼마나 조마조마하던지 아찔했다"고 적었다. 또 다른 교사는 다음처럼 체험학습 멈춤을 제안하기도 했다.

"저는 올해만은 체험학습을 멈추었으면 합니다. 체험학습은 아이들과 학부모가 원하는 좋은 배움의 기회지만 중요한 교육주체인 교사가 전혀 보호받지 못하니까요. 멈추면 문제를 알게 될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요구하는 게 잘못된 것도, 무리한 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며 공론의 장에서 합리적인 대안들이 도출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 18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교조가 지난해 9월, 조사를 진행한 결과 1000여 명의 교사 응답 가운데 학생 안전사고 발생에 대해 98.5%가 '불안하다'고 답했으며, 이 중 82.9%가 '체험학습 불안감이 교육활동을 매우 위축시키고 있다'고 답했다"면서 "국회는 학교안전법을 개정하여 교육 활동 중 사고 발생 시 교사에 대한 소송을 기관이 대리하고, 교사가 가입된 교원책임배상보험에 의해 배상하도록 규정해야 한다. 교사가 불가피한 안전사고에 휘말린 경우 책임을 묻지 않도록 교사를 보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도 지난 16일 강원도 춘천지방법원 앞에서 연 초등교사노조와 강원교사노조 기자회견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에 대한 책임을 교사가 져야 한다면,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학생 인솔을 맡을 교사는 없을 것"이라면서 현장체험학습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지난 15일 낸 성명에서 "현장체험학습 사고 등 학교안전사고 시, 교원에게 고의 중과실이 없다면 민‧형사 상 책임을 면하도록 하는 학교안전법 개정 등 모든 법‧제도적 보호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언론창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체험학습, #교육언론창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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